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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내 사람네

바닷가의 한치, 지루함을 쫓다 - 올레조각5




종달초등학교를 지나 종달리 마을을 빠져나오니 갈대밭이 이어진다. 이내 길은 바닷가로 발걸음을 안내한다. 종달시흥해안도로다. 해안도로는 성산리까지 활처럼 휘어 바다를 안쪽에 품었다. 바닷가로부터 담을 높이 쌓아 낸 도로는 바다와 접근을 막았다. 그 도로가 올레길이다.


해안도로는 지루하다. 바닷물은 맑지 않다. 달리 감동받을 무엇도 부족해 보였다. 그 지루함을 잠시 잊게 해준 곳은 한치를 팔던 노점이다. 노점엔 올레길 안내도 겸하고 있지만 이 정도 길에서 안내받을 올레꾼은 많지 않아 보인다. 바닷가 쪽으로 걸어놓고 말리는 한치가 평이한 풍경에 잠시 변화를 준다. 한치 한 마리쯤을 구입한다면, 도로를 걷는 지루함을 달래는 데는 제격이다.


이쯤까지 걸으면 제주올레길에서 맛볼 길의 모양은 모두 맛본 셈이 된다. 밭사잇길, 오름길, 시멘트길, 마을골목길, 아스팔트길, 바닷가길. 그렇다고 올레길의 맛이 여기서 그치는 것은 아니다. 그 길들이 다른 밭을 만나고, 다른 오름을 만나고, 다른 마을을 만나고 다른 바다를 만나면서 제각각 개성을 갖기 때문이다. 올레꾼은 그 다름을 기대하며 계속 걷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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