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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랑 놀랑

글쓰기 강좌, 분위기 코디에 도전하다


1.
10명+2명. 
5월 19일 강의를 시작한 오마이스쿨 '세상과 소통하는 생활취재글 쓰기' 강좌 수강생 수다. 당초 목표한 20명보다는 적지만 수업하기엔 적당한 인원이다. 
수강생 모집 방법은 강의 시작 한 달 정도를 앞두고 <오마이뉴스> 모집 공고와  <오마이뉴스>회원 이메일 발송이 전부였다. 여기에 강의 개시 일주일을 앞두고 <오마이뉴스>광주전남 판에 강의를 소개하는 기사를 내가 작성해 올린 게 추가된 홍보 방법이었다. 

대부분 수강생들은 <오마이뉴스> 이메일을 받고 이번 강좌를 알게 되었다. 어떤 이는 평상시 읽지 않던 스팸메일함에서 이메일을 발견하고는 강좌를 신청했다고도 했다. 강좌를 신청한 친구가 권해서 온 이도 있었다.  수강생 중 한 명은 내가 근무하는 직장의  동료 부인이었다.  이렇게 여러 사연을 안고 첫 강의에 모인 이들은 모두 10명이었다. 

열 명에 두 명이 추가된 때는 2강부터 였다. 첫날 1교시가 끝나고 한 수강생이 언뜻 "다음 시간부터 새로운 수강생을 받을 수 있느냐"고 물었다. 아직 강의가 많이 진행되진 않았으니 가능하다고 답했다. 그리고 2강이 시작되던 날 저녁, 새로운 수 강생 두 분이 수업에 합류했다. 새로 온 분들과 이들을 추천인 분은 모두 광주 인근 지역에서 최근에 창간한 지역신문에서 함께 일하는 이들이었다. 신문 창간을 앞두고 마침 글쓰기 강좌가 있으니 듣자고 의견을 모았단다. 

2.
"강의가 잘되고 안되고의 여부는 50%가 강사에게 달렸다. 나머지 50^는 수강생들의 몫이다." 
첫 강의 때마다 첫날 수강생들에게 매번 하는 얘기다. 강사의 모자란 자질을 위한 변명은 아니다.  강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강사의 자질이다. 여기엔 재론의 여지가 없다. 그 다음에 강조되는 것이 바로 수강생들의 수업의지와 서로간에 알게 모르게 형성하는 에너지의 장이다. 

에너지의 장은 쉽게 말해 수강생들이 만들어내는 수업 분위기다. 강의중에 어떤 한 학생이 강의와 상관없는 질문을 계속 한다든지, 전반적으로 숙제마감을 게을리 한다든지  등 여러 변수가 수업 분위기를 좌우한다.  이 밖에도 강의를 제외한 여러가지 요소, 이를 테면 뒷풀이 자리의 분위기도 강좌 운영에 영향을 미친다. 

이런 강의 외적인 요소들을 관리하고 조절하는 역할은 통상 강사가 맡기보다는 강좌를 운영하는 운영자측에서 맡는다. 강사와 관리자의 역할을 분리하는 것이다. 학교에 비유하자면 각 과목담임과 학생들의 생활을 돌보는 '학생주임'의 역할이 나뉘는 것과 흡사하다.  

3. 
이번  '세상과 소통하는 생활취재글 쓰기' 강좌  수강생들은 구성이 다양하다. 나이로 보자면  최소 30세부터 최장 60세까지다. 성비로 보자면 남성 5명에 여성이 7명이다. 직업별로는 교사가 3명, 공무원이 2명,  언론 관련이 4명 등이다. 지역으로
는 광주인근이 4명이며 나머지는 광주에 산다. 이런 몇 가지 자료만 놓고 보자면 분위기를 구성에 긍정적인 내용은 찾기 힘들다. <오마이뉴스>와 글쓰기를 배우러 온 이들이라는 공통점을 제외하면 하나로 엮을 무엇이 없다.  

5월 26일 두 번째 강의를 마치고 이번 광주강좌에서 내가 맡아야 할 또 하나의 역할을 생각했다. 수강생들이 만들어내는 에너지의 장이  긍정적으로 흐르게 하는 것이다. 오마이스쿨 운영진이 광주에 따로 없으니 그 역할도 내 몫이 되었다. 굳이 비유하자면 학생주임의 역할이겠지만, 일종의 코디네이터 역할일 듯 싶다.  이는 강의 내용을 제대로 준비하는 것과 더불어 맡아야 할 역할이다.

수업 시간엔 모든 이들이 참여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드는 일, 수업 외적으로는 서로간에 친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드는 일. 뒷풀이 자리가 적절하게 분위기를 돋울 수 있는 자리가 될 수 있게 하는 일. 그런 일들이 코디네이터로서의 역할일 듯 싶다.     

코디네이터 역할에는 관심있지만, 실전에서 그 역할을 어떻게 할 지는 아직 검증받은 적이 없다. 그런 면에서 이번 강좌에서 분위기 코디네이터의 역할은 내가 배워야 할 새로운 부분이다. 수업을 진행하며 뭔가를 배워간다는 것, 그것은 또다른 즐거움이다. (201006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