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송 결국 제 욕심이었네요" - 2010/07/22
'세상과 소통하는 생활/취재글쓰기' 취재기행으로 지난 7월 3~4일에 지리산 둘레길을 다녀왔다. 취재기행답게 각 수강생에게 글쓰기 과제를 냈다. 전체 기획에 맞게 각자 쓸 글이 정해졌다.
취재기행을 다녀와 수강생들은 부지런히 숙제를 했다. 나는 카페에 숙제가 올라오면 답글을 달고 수정하면 다시 의견을 보탰다. 몇몇 수강생들은 숙제가 지체되었다. 기획의도에 맞지 않게 쓰기도 했고, 아예 초고도 올리지 못하기도 했다.
기사란 시의가 맞아야 하기 때문에 언제까지 기다릴 수는 없었다. 21일 수업에서는 아직 초고를 내지 않은 분들에게 마감일을 통보했다.
다음날 저녁 한 수강생이 문자세신저를 보내왔다. 초고를 작성하지 못한 수강생이었는데, 21일 저녁까지도 글을 쓰겠다 했었다. 그러나 여러모로 사정이 어려웠나 보다.
글쓰기 수업 때 과제를 곧잘 낸다. 글쓰기는 몸으로 배우는 일이다. 쓰지 않으면 알 수 없는게 글쓰기다. 과제를 제출하면 나름 검토를 하고 수정 방안을 마련한다. 그렇게 수강생과 피드백한다.
반면 과제를 제출하지 않으면, 딱히 뭐라 말하지 않는다. 과제는 내 문제가 아니라 수강생의 문제기 때문이다. 수강생 입장에서 보면 글을 배우겠다고 왔는데 과제를 하고 싶지 않을 리 없다. 그럼에도 과제를 못하는 데는 충분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문자메세지를 보낸 수강생도 그러할 것이다. 그 수강생은 직장과 달리 별도로 운영하는 모임도 있다. 그 모임이 이번 주말에 행사를 갖는다. 글쓰기 과제 마감은 이번 주말이다. 두 일이 합수되는 이 시점을 꿇고 가기 어려웠을 법했다.
전체기획에 따라 진행한 일이라 과제를 못한 부분이 이 빠지듯 어긋나긴 한다. 이제 그 틈을 메우는 일은 내 몫이다. 그 정도는 즐겁게 할 수 있다. 과제를 하지 못해 스스로 자괴하지 않는다면, 과제를 못한 게 "죄송"할 일은 아닌 이유다. 또한 글쓰기에 부린 "욕심"은 언제든 "죄송"하지 않아도 된다. (20100723)
<한줄통신은 노을이의 핸드폰 받은문자함에 있는 문자를 끄집어내 얘기를 풀어가는 글 이야기다. 글과 노는 또다른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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