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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깊은사람

공식으로부터 일탈


 

‘겨울입니다. 

손끝을 파고드는 아침 바람이 겨울입니다.

호프집보다는 

소주집을 찾는 직장인들의 발걸음이 겨울입니다.

문득 사람들이 그리워지는 마음이 겨울입니다.


이런 겨울날, 조촐한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마음을 부드럽게 다스리는 맥주가 있고,

영혼을 경쾌하게 깨우는 음악이 있고,

몸을 열정으로 감싸는 춤이 있습니다. 

무엇보다 

한 해 두 해… 얼굴을 맞대고 살았던 대학 동기들과 선후배가 있습니다.‘


어느 해 겨울

대학 동문들에게 춤 파티를 제안했습니다. 

그 몇 해 전 뷔페를 불러 마련했던 송년 동문모임이

시나브로 사려져 버린 무렵이었습니다.


고백하자면, 저는 춤을 참 못 춥니다.

그저 리듬을 표현할 줄 모르는 몸의 무지 탓입니다.

여전히 의식이 자유롭지 못한 부끄러움 탓입니다.


그럼에도 춤 파티를 하자고 한 것은,

다만, ‘절차’로부터의 해방을 꿈꾸었습니다. 

다만, ‘공식’으로부터 일탈을 꿈꾸었습니다. 

다만, 좀더 자유롭고 즐겁게 ‘놀고’ 싶었을 뿐입니다.


소통의 방법이 달라지면

관계도 그만큼 달라질 거라 생각했습니다.


최근 한 새내기 국회의원이

평상복을 입고 의원 선서를 하려다

일부 의원들이 국회의 권위를 떨어뜨린다며

퇴장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결국 그 새내기 의원은

다음날 양복차림으로 선서했습니다.


내가 가진 자유와 권위만큼 때론 관용이 필요합니다.

그 관용은

가진 것이 많은 사람일수록 먼저 베풀어야 합니다.

결국 

그런 베푸는 행동이

나와 남은 물론

우리 사회의 권위와 자유를 더욱 가치있게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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