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전
회사 동료로부터 헌옷을 한 벌 얻었습니다.
잿빛 스웨터.
남편이 입던 옷인데,
올이 풀려 작은 구멍이 나긴 했지만, 말끔했습니다.
그 구멍도 몇 번 꿰매었더니 감쪽같았습니다.
옷걸이에 걸린 그 옷을 보면서
옷 한 벌의 의미를 새겨 보았습니다.
옷 장 안에는 수십 벌의 옷이 있지만,
정작 입는 옷은 그리 많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매년 몇 벌의 옷을 구입하곤 합니다.
이 현실을 고민하다
한 해 동안 옷을 사 입지 않아 보기로 하였습니다.
그로부터 1년이 지났습니다.
그동안 사고 싶은 옷이 있었지만, 결심을 지켰습니다.
그럼에도 새 옷은 자연스레 생겼습니다.
큰 누이로부터, 옷 공장하는 선배로부터,
지인들로부터 옷 선물이 들어왔습니다.
그 결심과 상관없이 생겼을 옷들이었습니다.
매년 11월이면 ‘아무것도 사지 않는 날(Buy Nothing Day)’ 캠페인이 열립니다.
1992년 캐나다에서 광고업에 종사했던 테드 데이브가
“충분할 만큼 충분하다”는 좌우명에 따라
과소비를 없애 보자는 취지로 시작한 것입니다.
아울러 우리가 구입하는 상품이
곧 지구생태계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인식하자는 의미입니다.
최근에 발간된 어느 책에서는
개인의 생태적 삶에 대한 의미를 다음과 같이 풀이했습니다.
“기계 문명과 현대 문화에
어떤 한 개인이 맞서는 싸움은
현대 문화 전체의 힘에서
‘한 사람 분’의 에너지가 빠져나갔다는 사실을 의미합니다.“
한 사람 분의 에너지를 떨어내는 일,
어렵지만
불가능한 일은 아닌 듯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