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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Writing Story

평균의 위험

 <My Writing Story> - 글, 낙서와 놀다


시계 가게에 수십 개의 시계가 있다.

그곳 시계들이 가리키는 시간은
제각각 다르다.

그 시계마다의 시간으로 평균을 내면
정확한 시간이 나올까!


평균의 위험은 거기에 있다.(200601)



 

서울에서 출퇴근하던 지하철역 지하상가에는 시계 가게가 한 곳 있었다. 디지털 시계와 아날로그 시계 등이 자각각으로 벽에 전시돼 있는데, 출근을 하자면 자연스레 한두 번은 그 가게에 눈길이 간다. 흥미롭게도 그곳에 걸린 시계를 볼 때마다 시간이 서로 일치한 적은 없었다. 전시되는 동안 시계는 시간을 정확히 지킬 의무는 없다는 듯 약간은 긴강을 잃은 상태였다. 

그 시계들을 보면서 '평균의 위험'을 떠올린 것은 '다수결의 함정' 때문이었다. 다수가 원하니까 해야 하고, 다수가 원하니까 할 수 없다는 얘기들에 대해, 조금은 다른 생각을 갖고 있었을 때였다. 다수가 원한다는 것이 절대 선의 기준은 아니지 않을까 싶다.

그렇다면 기준은 뭘까? 그 답은 여전히 알 수 없다. 다만, 출근길에서 만나는 제각각인 시계를 보면서 내가 믿는 시계는 오직 언제나 한 가지, 내 핸드폰에 찍힌 시간이었다. 

행동에도 그처럼 언제나 기준이 되는 무엇이 있다면 그것은 아마도 양심일 듯 싶다. 그런 양심은 언제라도 그립다. (201012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