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집에 살고 싶다'는, 이 욕망

'좋은 집에 살고 싶다.'
우울한 기분이 지속되면서 그 빈 자리로 집이 들어왔다. 12월 중순 신문에 LH공사가 아프트에 한옥 개념을 도입한다는 기사가 나왔다. 그 기사와 함께 실린 사진(위)을 보면서, 부러워졌다. 

그러다 문득 '언제까지 이렇게 살아야 하지?' 하는 생각에 빠졌다. '이렇게' 가 어떤데? 실은 아무렇지도 않다. 혼자 살면서 이 정도의 아파트에 살면 부귀영화인 셈이다. 그런데도 뭔가 아쉽다. 그저 평범한 아파트라는 게 문제다. 

좋은 집에 대한 욕망은 엉뚱한 곳으로 미쳤다. 12월 말쯤, 전주에 들렀다가 시내에 조성중인 전원주택단지 분양사무소를 들렀다.
'언젠간 시골에 간다면 전주 인근이면 좋겠는데, 이참에 이 단지에 집을 사서 베이스캠프삼아 이곳에서 몇 년 살다가 시골로 가자.'
 이런 생각에 무턱대고 들어갔다. 

사무소 직원의 안내를 받는 동안 관심은 가격이었다. 그곳 집을 사자면 내가 계획하는 내 정년까지 지금 직장에 얌전히 머물러 있어야 한다는 계산이 나왔다. 아니면 대출이다. 그럼에도 며칠 동안 카다로그를 보며 미련을 못 버렸다. 결국 비공인, 비공식으로 내 부동산 자문을 하고 있는 지인에게 물었다. 답변이 간단했다. 새해부터 배부른 고민하지 말고 얌전히 있으란다.  

전주전원주택지가 한풀 꺾이고 나서는 이번엔 서울 신촌에 들어서는 한 오피스텔 분양을 기웃거렸다. 우연히 보았는데 오피스텔이 매력있다 싶어 사이트를 기웃거렸다. 그러나 역시 마음 뿐.  분양당첨자들의 명단이 발표되었고 기차는 이미 떠났다. 이곳 역시 분양을 받으려면 만만치 않은 돈이 필요했다.

이제 좋은 집에 대한 욕망은 전세집으로 옮겨가고 있다. 조만간 서울로 발령나면 집을 구해야 한다. 천상 전세인데, 전세라도 좋은 집에 가자는 욕심이 자꾸 생긴다. 경제적 여유가 없는데도. 이처럼 욕망만 키워가는 건 조금 문제가 있다. 더욱이 하숙집 수준을 못 벗어나는 생활패턴을 갖고 있는데 말이다. 

그럼에도 이 욕망이 수그러들지 않는 건...
"인생, 뭐 있거든!" 하는 허무감 때문인듯 싶다.(2011 01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