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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내 사람네

유서를 묻다






 

  열네 줄,  

  여백이 더 많건만   
  읽을수록 
  더욱 막막해질 뿐입니다. 
         
  스스로 거둔 원망에
  한 방울의 눈물도
  살아있는 자의 
  사치가 돼버렸습니다.

영영 볼 수 없는데  
하루하루가 지날수록  
오히려 
눈앞에 더욱 또렷히 새겨집니다 

이처럼
늦게 깨는 이들을 두고 선택한
이른 그 아침이 
곧 캄캄한 밤을 만들었습니다.   

한 사람이
지구에서 내렸는데
오히려
지구가 더욱 무거워졌습니다

운명으로도 지탱할 수 없는
그 무게,
하늘에도 땅에도 둘 수 없어 
가슴에 두고 두고 묻습니다  
                                <20090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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