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 한 뼘도 안 되던 키가
한 팔 길이 만큼 자란 건 기쁨이겠으나,
제 몸 하나도 버티지 못해 푹푹 줄기를 꺾는
그 아픔까지도
네가 키운 것인지, 그처럼 미련스레 살아도 되는지…
내가 네게 물을 주었고,
내가 너를 볕드는 창가에 두었거늘,
어제의 내 사랑이
오늘 그처럼 아픔이 될 줄이야
하여 네 아픔이 내겐 속상한 일이거늘…
사랑도
그처럼 아픔이 되는 줄…
지금 네가 줄기를 꺾지 않았다면,
나 또한 깨닫지 못했을지니
내가 네게 준 사랑에
너는 온몸을 꺾어 나를 일깨워 준 바가 있으니
내게 보여 준 그 아픔 또한
내게 주는 사랑인 줄 알겠다. (200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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