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을 자라고 배워, 40년을 일하고,
20년을 더 살다 죽는다는
20-40-20의 세상이 저물고 있습니다.
그 대신
30년을 자라고 배워, 20년을 일하고,
그 힘으로 40년 정도를 살아가야 하는
30-20-40의 삶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30-20-40의 삶은
어느 언론사의 한 사십 대 편집위원이 진단한 우리 사회의 오늘입니다.
삶의 세 마디는
서른 줄 나이에 보기에도 즐겁지 않은 계산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성실을 믿고 삽니다.
‘그래도 부지런하면 그런대로 살겠거니….’
그러나
이십 년의 노동으로
한 생을 준비하기엔 쉽지 않을 노릇입니다.
최소한 존재의 품위를 지키기에도 부족하며
아이들의 현재에 대한 관심만으로도 이십 년은 빠듯합니다.
불가피하게 경쟁이 벌어지고
부득이 사람 사이에도 틈이 벌어지곤 합니다.
30-20-40의 삶에서
둘째 마디를 살고 있는 이들이
세 번째 마디에 다다랐을 때에도
우리 사회가, 지금처럼
개인의 성실함에만 의존하고 있다면
사회 구석 구석은 참 많이 아파하고 있을 것입니다.
다툼과 겨룸에서 살아남을 사람들은 늘 제한적이게 마련입니다.
최근
나이 오십 줄에 막 오른 한 아줌마는
노후를 위해 서울을 떠날 결심을 했답니다.
삶의 마지막 마디인 ‘40’에 닿거든
덜 소비하고 덜 경쟁적인 곳을 찾겠다는 생각입니다.
개인의 패배로 보일 수도 있겠지만,
다른 방식의 삶을 실험하는 듯해 생각이 오래 머뭅니다.
그 아줌마가 서울을 떠나는 날,
사회가 조금은 덜 고통스러워 질 수 있을지…
미련 같은 동감이 오래 떠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