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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Writing Story

우연한 기다림

 <My Writing Story> - 글, 사진과 놀다


 



 

'이야기'가 다른 생명과 엮이면

새로운 이야기로 발전합니다.

이야기와 그 생명은 서로를 북돋으며 한 세상을 이룹니다.




이제 엮으려는 스무 가지 이야기도

우리들의 관심과 나눔과 참여속에서

정신장애인에 대한 색다른 이야기로 발전할 것입니다.

한 편 한 편의 글은
정신장애인과 더불어 사는 세상을 위한 작은 싹들입니다.




정신장애인에 대한 차별해소 캠페인을 준비하던 7월 초. 워크숍 자료집을 간단히 만들었다. 워크숍 순서와 캠페인 일정 등을 담고나니 뒷표지가 여백으로 남았다. 그 여백을 무엇으로 채울 지 고민하다가 떠오르는 사진이 있었다. 

전주시 한옥마을 근처에 있는, 경기전 동쪽 출입구 바로 앞에 있는 카페의 간판이다. 지난해 여름 무렵, 경기전을 방문했을 때  'story'라는 간판에는 담쟁이가 자라  'story'와 어울렸다. 쇠로 만들어 녹이 슨  'story' 간판에 엉킨 초록 담쟁이는 마치 쇠붙이에 생명을 불어넣는 듯 했다. 

올해 초 우연히 그 카페를 지나다 다시  'story' 간판을 보았다. 아직 봄물이 오르기 전이라 간판은 쇠로 만든  'story'뿐이었다. 담쟁이가 사라지고 나니 알파벳 다섯 글자가 주는 딱 그만큼만 남았다.  'story'지만 정작 이야기는 떠오르지 않은 채였다. 
 
이 사진을 떠올리고는 곧장 뒷표지를 만들었다. 정신장애인 차별 해소 캠페인은 정신병원이나 정신요양원 등에 근무하는 직원들이 쓰는 20편의 글들이 모여 신문에 연재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따라서 녹슨 간판에 담쟁이가 엉켜 새로운 풍경을 만들듯, 캠페인 역시 그런 의미를 담을 수 있다고 보았다.

그런 내용으로 뒷표지를 완성했다. 마침 위크숍도 전주에서 열리니 전주에서 찍은 사진이 쓰여 더욱 잘됐다 싶었다.  전 세계 30여 권 밖에 없는 자료집에 올린 글은, 사진이 없었으면 쓸 수 없었다. (2010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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