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건너편 여의도 윤중로에는 벚꽃축제가 한창이다.
지금 이 시간에도 꽃만큼 많은 사람들이 벚꽃나무 아래를 거닐 것이다.
토요일 오전 12시가 조금 넘은 시간.
한강변 북단에 놓인 자전거도로로 높새가 나섰다.
윤중로처럼 꽃길은 아니지만 ‘달린다’는 그 하나의 이유만으로 충분히 유쾌하다.
양화대교를 지나고 서강대교가 저 멀리 보일 쯤. 서강대교 아래엔 이제 갓 초록인 나무들이 섬을 이뤘다. 밤섬이다. 그 너머로 보이는 63빌딩은 초록 너머에 있는 배경일 뿐이다.
힌 눈에 봄임을 알려주는 곳이 또 있다. 응봉산이다. 중랑천이 한강과 만나는 지점에서 개나리꽃들이 산에서 봉기했다. 이쯤이면 응봉산은 2할의 바위와 8할의 개나리꽃으로 이뤄졌다.
봉우리를 감싼 개나리꽃들은 서울숲에 들어서서 보면 다시 벚꽃들과 어울린다. 거기에서 사람들은 또한 배경일뿐이다. 봄엔 꽃들이 주인이다.
하지만 이 봄들도 조만간 사라질 것이다. 세상에서 설레게 하는 것들은 대개 훅~~ 간다.
봄도, 청춘도. (2011 0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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