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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내 사람네

지리산 종주길, 모처럼 들다


 


7월 23일, 5년 여 만에 지리산 주능선을 밟았다.  새벽 4시에 구례에서 버스를 타고 성삼재로 올랐다.  5시 무렵부터 성삼재에서 시작해, 노고단 임걸령 삼도봉 화개재를 거쳐 연하천 산장에 오전 10시 무렵에 도착했다.  

등산을 시작하기 전에는 과연 몸이 잘 버텨 줄 수 있을지 걱정이 많았다. 다행히 몸은 건실했다. 예정 시간을 맞춰가며 이정표들을 지났다.  몸도 무겁지 않았다. 그래서인지 이정표간의 거리가 예전보다 많이 줄어든 느낌을 받았다.  등산길도 예전보다 잘 정비돼 있었다.


애초 이번 지리산 등산은 종주가 목표였다. 더 나이들기 전에 내가 종주를 할 수 있는지를 확인하고 싶었다. 그러나 산장 예악을 하지 못해 여정을 변경했다. 하루 걷고 내려와 자고 백무동에서 다시 올라 천왕봉에 갔다 오는 방식이었다. 연하천에서 장터목까지의 주능선이 끊기긴 하지만 별 수 없었다.

이 일정은 첫날까지 맞아 들어갔다. 연하천 산장에서 컵라면에 공기밥을 말아먹었다. 새벽 3시 30분에 아침을 먹은지라 오전 10시가 조금 넘어 먹는 밥은 늦은 점심이었다. 식사를 마치고는 삼정리 방향으로 잡았다.  그 무렵 함께 간 일행 중 한 명이 근육에 이상이 왔다. 걸음 속도가 느려지니 하산길이 길어졌다. 더욱이 삼정리로 가는 지름길이다보니 경사도 가파랐다. 그래도 한 시간 남짓 비탈길을 걷고 나니 임도가 나왔다. 


첫날 지리산 둘레길이 지나는 매동마을에서 하루를 묵었다. 둘째날은 천왕봉을 오르는 대신 하루 푹 쉬고 서울로 올라왔다.  나 역시 살짝 왼쪽 무릎 근처 근육에 이상이 왔었는데 다행히 둘째날엔 증상이 사라졌다. 

언제 기회가 닿으면 다시 지리산 종주에 나서야겠다. 현재로서는 체력보다는 산장예약이 문제로 보인다. (2011 08 03)


<사진설명>
맨위 : 지리산 종주길 돼지평전 인근에서 햇살이 길에 들었다.  
가운데 : 지금 이 순간 이 길은 오직 나를 위해 열려있다. 
아래 : 지리산 자락에 든 구름을 삼도봉에서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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