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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의 생태계/서른의 생태계30+31

“혹독히 깨져야 새 삶을 만난다” “천왕봉까지 가자” 선배가 깨웠다. 새벽 3시였다. 다리에 가래톳이 돋아 걸음이 불편했던 선배가 그렇게 내 서른의 첫날 아침을 일으켰다. 세석산장에서 얇은 침낭에 몸을 묻고 자던 차였다. 내 입가엔 전날의 피곤함 때문에 침이 흘렀다. ‘까짓 거. 그러지 뭐.’ 어둠 속에서 짐을 꾸렸다. 초코파이 한 개가 아침식사다. 세석산장을 나와 산행에 오른 시간은 새벽 3시 30분. 7시 30분에 해가 뜨니 그 시간까지 천왕봉에 가야 했다. 몸은 불편하지 않았지만 걱정은 배고픔이었다. 사탕을 주머니에 모두 챙겨 넣고 걸었다. 바람은 여전히 드셌다. 이따금 사람들이 우리를 앞질렀다. 그들 중엔 어제 장터목산장이 만원이라 세석산장으로 밀려난 이들도 있었다. 다시 되돌아가는 셈이다. 몇 년 만에 지리산 자락에 발을 묻은 .. 더보기
<서른의 생태계 30+31>차례 * 각 제목을 클릭하면 해당 글을 읽을 수 있습니다. 프롤로그 003 이 서른을 건너 온 지금, 즐겁다 서른 살 017 “혹독히 깨져야 새 삶을 만난다” 025 서른 살의 첫 낙서 026 “서른 살 사랑, 당신은 결혼에 인색해야 합니다” 030 30과 12분의 1 038 아침 6시, 퇴근 버스 039 30과 12분의 2 042 처음 쓴 책 043 30과 12분의 3 044 30과 12분의 4 045 수다에도 등급이 있다 047 용기보다 섬세한 관찰이 필요한 때 050 ‘예식 축의금’과 결별하다 052 30과 12분의 5 053 30과 12분의 6 055 굳은살 057 술과 스포츠의 하루 060 여자랑 술 마시고 싶다 063 내 몸의 반란, 구안와사 070 30과 12분의 8 071 이 한 몸 들어설 곳,..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