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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의 생태계/서른의 생태계30+31

처음 쓴 책 별로 자랑하고 싶지 않은 내 책이 한 권 나왔다. (새로운 사람들). 나를 포함해 다섯 명이 함께 썼다. 내가 쓴 부분은 전제 의 5% 정도다. 그래서 이름 넣기도 참 부끄러웠다. 더욱이 내용도 생각만큼 잘 쓰여지지 않았다. 애초 이 책은 1년 전에 출판할 계획이었다. 그런데 출판사 사정으로 미뤄졌다. 나는 지난해 8월쯤 원고청탁을 받았다. 내용은 발상의 전환을 통해, 좀 엉뚱한 짓을 하며 대학생활을 해보자는 것이다. 그 엉뚱한 짓이 무엇이 있는지 그걸 소개하는 내용이다. 다른 부분은 다 마무리됐고 취업․경제 부분이 부족해, 지인을 통해 원고청탁이 들어왔다. 9월쯤 원고를 한 번 보냈는데, 문체가 전체와 조화를 못 이뤄 다시 써야 했다. 그 후 몇 가지 우여곡절을 겪은 후에 지난해 11월쯤 로 직장을 옮.. 더보기
30과 12분의 2 재래시장 지나가기 집으로 돌아오는 길. 버스에서 내려 수유시장을 지나 왔다. 재래시장이다. 긴 골목 양옆으로 가게들이 펼쳐졌다. 난전이다. 길가에 쌓인 물건들을 구경했다. 눈길을 끄는 것은 먹을거리다. 푸성귀들은 입맛만 다실 뿐, 반찬으로 만들 재주가 없는 나로선 눈요깃거리에 불과하다. 혼자 살아서 그런지 모든 게 생활로 보인다. 불쑥 솥뚜껑삽겹살구이판이 눈에 들어온다. 이내 얼마나 고기를 구워먹는다고 저런 걸 사나 싶어 그냥 지나친다. 진열된 계란은 슈퍼에서 구입하는 계란보다 커 보인다. 뭔가 먹고 싶은데 딱히 떠오르지 않는다. 한참을 그렇게 구경만 하고 시장골목을 빠져 나올 쯤, 살짝 의구심이 인다. 무엇 하나 단박에 고르지 못하는 게 빈약한 요리 실력 때문이 아니라 자본의 빈곤 때문이지 않을까. (.. 더보기
아침 6시, 퇴근 버스 버스는 아침 6시를 거두어 마포를 떠난다. 이틀 밤낮을 또닥거려 여섯 쪽 짜리 기사를 떨구었다. 집으로 돌아가는 아침, 무엇을 비웠기에 가슴 한 조각보다도 가벼운 몸만 끌고 가나! 함부로 나서지 않던 단어, 한 줄도 더 내닫지 않으려던 자판기를 달래고 어르다 맘 끝이 타든다. 헛돌던 생각이 그때쯤에야 다급해져 아쉬운 대로 손가락을 위로한다. 타다닥 타닥 탁 타닥 아! 이렇게 한 잡념도 주검을 토해 놓거늘, 보일 것 없으면서도 벗을 것들은 있는 것이거늘. 미처 버스에 태우지 못했던 어제 밤과 그저께 아침. 얼마나 더 감추겠다고 마포에 붙잡아 두었나. 그 이틀밤낮에도 버스는 마포를 지나쳤을 텐데. 마포는 어제 아침 6시를 아니 그제 밤 10시도 태워 보냈을 수 있었을 텐데. 바람 없는 대숲에서 연을 올리려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