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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의 생태계/서른의 생태계30+31

수다에도 등급이 있다 모임을 끝내고 텅 빈 인사동 거리를 따라 버스를 타러 오는 길, 발걸음이 가볍다. 밤공기가 상쾌하다. 제주인권 학술대회 두 번째 모임을 가졌다. 인사동 ‘꽃을 던지고 싶다’에서 저녁 6시에 만났는데 밤 11시가 되어서야 끝났다. 주한미군운동본부 유진선배, 변호사 금실누나, 민가협 총무 규선누나에 뒤늦게 함께 한 인권운동사랑방 경내까지. 시사저널 선배가 함께 하기로 했는데, 일정이 엇갈렸나 보다. 가톨릭대 이삼성 교수도 오셔야 하는데, 건강이 안 좋아 함께 못 하셨다. 지난번 모임도 그렇지만, 주제는 없다. 그냥 만나는 거다. 이들 사회적 공인들이 아무런 이슈없이 만난다는 것은 쉬운 게 아닌 것만은 분명하다. 그럼에도 늘 만나면 얘깃거리는 만들어진다. 오늘도 그랬다. 사람들 각자 살아온 얘기에, 이렇게 만.. 더보기
30과 12분의 4 그 생각이 원고를 막다 16일 새벽 4시 40분. 이제서야 원고를 끝냈다. ‘하룻밤을 꼬박 새우고 새벽 4시’는 아니지만, 긴긴 날들이었다. 이제 원고를 편집장 책상에 올려놓고 퇴근하면 된다. 그런데 기분은 별로 좋지 않다. 원고가 맘에 안 든다. 애초 기획에서 많이 틀어졌다. 아마 다시 부메랑이 되어 돌아올 지도 모른다. 마지막 원고를 쓰면서 다른 쓰고 싶었다. 기분이 꿀꿀하다. 막 울고 싶기도 한 것 같고. 정말 울어야 할 것 같은데, 봄을 타고 있다. 비록 꽃다운 꽃을 볼 시간이 없었지만 점심시간에 잠깐 흘낏 봄을 본다. 조그만 공원에 핀 꽃이며, 건물 뒤편에 한 그루 서 있는 벚꽃나무에도 봄은 내려앉았다. 거리를 지나가는 아가씨들 옷차림에서도 어렵지 않게 봄을 느낀다. 마음은 푹 가라앉아 있다. .. 더보기
30과 12분의 3 원고료로 받은 편지 회사에 출근해 보니 월간지 (작아) 두 권이 배달돼 있다. 거기엔 편지 봉투도 있었다. 역시 작아에서 보내온 것인데, 뜯어보니 도서상품권이 들었다. 남들에겐 잡곡을 보내는데, 나는 밥을 안 해 먹을 것 같아 도서상품권을 보낸다는 작은 쪽지와 함께. 오후에 책 봉투를 뜯어보니 그곳에도 쪽지가 있었다. 모두 작아 편집장을 보낸 거다. 2년이 채 안된 언젠가 작아에 취재 가서 편집장을 만난 적이 있었다. 그때 그랬다. 글을 써 주는 이들에게 편지를 보낸다고. 도서상품권보다 책보다 반가웠던 것은 편지였다. 필자들 챙기는 게 마음만큼 되지 않는 거야 내 게으름 때문에 절실히 느끼던 바가 아니던가. 나야 한 달에 십여 명도 못 되는 필자인데도 제대로 못 챙긴다. 박 편집장은 필자가 한 둘이 아닐..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