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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놀이꾼 노을이

욕심이 컸다 욕심이 컸다. 강서인문학커뮤니티(이하 커뮤니티)에서 총 네 번의 글쓰기 강의가 끝나고 든 생각이었다. 커뮤니티 글쓰기 강의를 맡았을 때, 강의 프로그램을 기획했다. 글쓰기 강의는 감동이나 지식을 주는 강의가 아니라 몸으로 체득하는 과정인 만큼, 네 번의 강의는 결코 긴 시간이 아니었다. 그렇다면 어떻게 이 시간을 쪼개어 쓸 것인가! 이 답을 찾기 위해 커뮤니티 실무자와 두어 번 통화를 하며 어떤 이들이 강의를 듣는지, 커뮤니티에서 원하는 목표는 무엇인지 등을 확인했다. 이런 과정을 거쳐 짠 계획에 따라 총 네 번의 강의를 진행했다. 그런데도 얻은 결론은 ‘욕심이 컸다’였다. 수강생들의 열정에 보답하지 못한 과욕이었고, 내 게으름을 간과한 과욕이었다. 그동안 글쓰기 강의를 몇 군데서 진행했지만, 커뮤니티에.. 더보기
“언제 결혼할 거야?” “너, 언제 결혼할 거야?” 나이 서른이 넘어서면 녀남을 불문하고 심심찮게 듣는 얘기다. 딱히 누가 그런 질문을 즐겨 한다고 말할 수도 없다. 먼저 결혼해 아이를 한둘 둔 친구들로부터도, 조금 얼굴을 익혔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로부터도, 가족들로부터도 그런 질문은 어렵지 않게 듣는다. 듣는 대상은 나 혼자지만, 그 대상을 향하는 눈초리는 한둘이 아닌 것이다. 그처럼 질문을 던지는 사람이 많다보니 이제는 그게 오히려 다행이다 싶다. 오래된 질문일수록 습관처럼 넘길 수 있고, 또 그에 맞게 한두 마디 예비로 답변을 준비해두기 때문이다. 상황에 따라 한두 마디 농담으로 슬쩍 비켜나가는 재주도 갖게 됐다. 그런데 그런 면역성도 좀처럼 통하지 않을 때가 있다. 바로 명절 때 벌어지는 ‘온 가족 일치단결 프로젝트, 명.. 더보기
선물의 나날 1. 이야기는 지난해 연말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난해 연말 줌마네 4기 자유기고가반 종강파티가 열리던 날이었다. 지난 9월부터 16주간 진행된 강의는 12월 말 막을 내렸다. 마지막 강의가 있던 날 저녁 5시 무렵부터 줌마네 사무실에서 종강파티를 열었다. 그날 나는 5시에 퇴근해 곧장 줌마네 사무실로 갔다. 6시가 채 못 된 시간이었다. 그러나 그때는 이미 종강파티가 한껏 무르익어 있던 시간이었다. 뒤늦게 합류해 저녁을 시켜먹고는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었다. 그때 4기 아줌마들이 ‘선생님’에게 주는 선물이라며 포장 된 상자와 꽃 한 송이를 건넸다. 선물 포장지가 무척 예뻐서 혹시 어디 쓸데없을까 싶어 조심조심 뜯다가 한 아줌마에게 “포장지는 팍팍 뜯어야 또 선물이 들어온대요”라는 소리를 듣기도 했다. 두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