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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놀이꾼 노을이

금강 길은 자연의 본능만 꿈꾼다 옥천군 향수100리길을 달리다 지도는 길을 표현하지 못한다. 거리와 방향만 나타낼 뿐이다. 길 표면이 어떠한지, 길 경사는 어떠한지 등 길의 내밀함을 말해주진 않는다. 여행의 이유 가운데 한 가지는 그 지도의 한계로부터 시작된다. 지도가 알려주지 못하는 것들을 기어이 확인하겠다는 욕심으로부터 시작된다. 적어도 옥천 자전거길인 향수100리를 높새와 달린 이유는 그랬다. 심지어 시청율 높은 1박2일 프로그램에서 방송되었음에도 내 몸은 그 길을 확인하고 싶었다. 11월 22일 높새와의 동행은 대전버스터미널에서 시작했다. 옥천역까지 45분 정도면 갈 수 있는 거리였다. 그 거리는 '지도'상이었다. 대전시내를 벗어나 가양비래공원이 있는 산자락으로 접어들 무렵 오르막이 시작되었다. 50여미터 남짓 끌고 가던 자전거.. 더보기
향수100리, 필요한 것 절실한 것 요긴한 것 지구자전거의 짝사랑 - 첫번째 프로포즈 옥천군 향수자전거길은 '1박2일' 프로그램에 방송되고 난 후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고 한다. 지난 4월부터는 매월 1회 에코레일 자전거 열차를 운행하고 있다. 기차에 자전거를 싣고 와 향수길을 달린 후 다시 기차를 타고 서울로 돌아가는 열차다. 그만큼 대중화의 기본은 마련돼 있다. 이처럼 자전거길이 새로 열리고, 자전거의 이동성을 높이기 위해 대중교통이 연계되는 일은 자객의 한 사람으로서 무척 반가운 일이다. 그럼에도 향수100리길을 달려본 느낌으로는 초보자들을 위한 배려가 좀더 필요한 부분들이 보였다. 대중화의 길이 열린 후, 그 부분을 채울 작지만 중요한 몇 가지, 필요한 놈 절실한 놈 요긴한 놈이 보였다. ( 맨 위 지도에서 왼쪽의 노란선이 37번 도로다. 이.. 더보기
시사와 생활의 1분 데이트 - 글, 사람과 놀다⑤ “저 OOO인데요. 소우를 어떻게 찾아가야 해요?” 어느 연말, 라디오 프로그램의 한 구성작가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내게 위치를 확인한 구성작가는 친구와 함께 물어물어 소우를 찾았다. 예닐곱 명 정도만 들어도 꽉 차는 술집. 그 소우에 겨우 자리를 잡고 앉아 있는데, 두 남자가 소우의 문을 열고는 안을 들여다보더니 다시 닫고 나가더란다. 잠시 뒤 두 남자는 다시 문을 열어 안을 들여다보며 중얼거리듯 한 마디 내뱉었다. “여기가 거기 아니야? 여기 맞는 것 같은데. ‘생방송 오늘’에서 나왔던 데 말이야.” KBS 라디오 이란 시사 프로그램에 ‘오늘의 단상’이란 꼭지가 있었다. 약 1분 정도 될까 싶은 꼭지인데 말 그대로 단상에 어울릴 법한 짧은 원고를 성우가 낭독하는 꼭지다. 시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