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썸네일형 리스트형 높새, 섬진 봄길을 가다② 압록에서 보성이 섬진과 조우할 때, 18번 국도는 순천과 구례구역을 지나 남원을 잇는 17번 국도를 만났다. 높새는 압록사거리에서 18번 국도와 17번 국도를 모두 버렸다. 그 대신 섬진강 물길 위로 놓인 예성교를 건넜다. 예성교 건너에도 섬진을 따라 2차선 도로가 나 있다. 이 도로는 높새에겐 낯익다. 3년 전 지리산을 돌때 구례에서 남원으로 가던 길이었다. 당시엔 비가 내렸고, 두 사람이 보성교에서 섬진의 흙탕물 아래로 낚시를 내리고 있었다. 두 번째 만난 섬진은 반가웠다. 3년 전과 달리는 방향이 다르니 길도 새로웠고, 길이 새로우니 풍광도 달라져 보였다. 덩달아 섬진도 더욱 늠름해진 듯했다. 종종이 물줄기 위로 드러난 바위들이 새삼 풍경이 되었다. 그러나 섬진의 변화는 무엇보다 봄에서 왔다. 삼월.. 더보기 높새, 섬진 봄길을 가다① 3월 26일 오전 9시 52분. 27번 도로가 북으로 달리다 전남 곡성군 석곡면 능파사거리에서 오른쪽으로 내놓은 길에 올랐다. 길은 채 3분도 가지 않아 하류로 향하는 보성강 물줄기를 만났다. 아직은 강이라 하기엔 조금 민망했다. 동네 개천 정도면 딱 어울리겠다. 2차선 도로인데 길이 양호하다. 이 길은 딱히 이름이 없다. 보성강 옆길쯤 될 듯 싶다. 때론 둑이 높아 강을 가리기도 하지만 어느새 길은 강가로 붙었다. 능파사거리를 떠나 약 5킬로 남짓 달리자 도로에 이름이 붙었다. 주암면과 목사동을 거쳐 온 18번 국도다. 이제 이름없던 보성강 옆길은 18번 국도로 모아졌다. 18번 국도를 만나고 나니 보성강이 어느새 강다워졌다. 비록 물줄기는 거세지 않아도 제법 강폭이 넓어졌다. 강에는 맨 땅도 드러났다.. 더보기 바다를 거느린 꽃 -올레조각7 여전히 발길은 2차선 도로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성산포로 향하는 길에서 잠시 이정표를 잃기도 했다. 그러나 큰 거리에서 성산포라는 방향이 뚜렷하다 보니 잔걸음은 잃어도 큰 보폭은 어긋나지 않았다. 성산포와 상산일출봉으로 가는 삼거리를 지나 “조금만 더 가면 멋진 풍경이 있다”는 가게 주인의 말이 발걸음에 힘을 실어준다. 성산포 선착장이 눈앞에 보일 무렵, 정말 길을 잃어버렸다. 앞은 우도 쪽으로 열린 바닷가선착장과 대합실이다. 왼쪽은 커다란 철골이 놓인 공장들이, 오른쪽은 풀밭에 저만치 솟은 언덕엔 군부대가 있는 듯 철조망까지 보였다. 방금 걸어온 뒤쪽에도 어느새 바닷가에 놓일 시멘트 구조물이 가득했다. 갈 길을 모를 땐 아닌 길부터 찾는 게 방법이다. 선착장으로 갈 올레길도 아니고, 공장으로 들어설 올.. 더보기 이전 1 ··· 3 4 5 6 7 8 9 ··· 1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