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썸네일형 리스트형 빛이 감춘 자전거, 포토샵이 찾다 잘못 찍은 사진이다. 빛에 노출이 과했다. 자전거 여행길에 찍은 사진인데 도무지 무엇을 찍었는지 알 길이 없다. 안개에 파묻힌 것처럼 오직 자전거의 희미한 형태만 보일 뿐이다. '핀이 맞지 않은 한 장의 사진은 실수고 핀이 맞지 않은 수백장의 사진은 작품'이라는 뭐 이런 비슷한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는데, 이건 작품이 되지 못한다. 그래도 가만히 보고 있으니 흥미롭다. 그냥 버리간 아까워 포토샆에서 간단히 '균일화'란 걸 해 보았다. 여전히 배경도 보이지 않고, 색상도 왜곡돼 있지만 배낭 실은 자전거의 새로운 이미지를 창출했다. 빛이 버린 자전거를 포토샵이 찾아냈다. 때론 실수도 뭔가 새로운 창조가 가능하다는 걸 기억하기 위해 남긴다. (20101121) 더보기 출장길, 자전거가 동행하다 구례군에 있는 KT수련관에서 강의가 있었다. 다문화인권센터 관계자를 대상으로 한 인권교육이다. 출장 가기 전에 다음 뷰에서 수련관을 검색하니 대중교통이 접근할 수 있는 위치는 아니었다. 이럴 땐 나만의 방법, 자전거를 이용하는 게 좋겠다 싶다. 수련관이 있는 위치는 대략 감이 잡혔다. 화엄사 입구 버스 종점에서 멀지 않았다. 교통편과 장소를 검색한 후 오가는 방법을 확정했다. 갈 때. 광주에서 직행버스를 탔다. 아침에 급한 일을 사무실에서 처리하느라 자전거는 아침부터 사무실을 들러 왔다. 다행히 버스짐칸이 넓어 자전거는 쏙 들어갔다. 1시간 40분 정도 걸려 버스는 화엄사 입구에 도착했다. 점심을 먹고 나니 아직 1시가 안됐다. 수련관 방향으로 산보하듯 자전거를 타고 갔다. 거리상으로 2킬로가 못돼다 보.. 더보기 섭지코지, 기억이 증발하다 모든 게 달랐다. 기억은 어디에도 흔적이 없었다. 모든 게 낯설었다. 과거도 찾을 길이 없었다. 개발의 기운이 묘하게 스며든 땅. 씁쓸한 만족감이 스멀거리듯 아침 햇살에 드러나는 곳, 그곳에 서 있다는 게 못내 어색했다. 10년 만에 찾은 섭지코지는 그처럼 내 존재를 정의짓지 못하게 만들었다. 일요일 아침 자전거를 타고 성산포를 떠나 섭지코지에 닿았다. 큰 길을 따라 내쳐 달리니 마치 고급 아파트 같은 건물 여러 동이 나타났다. . 콘도문화에 익숙하지 않아서인지 낮선 이름이다. 좌측 출입구를 지나쳐 직진하니 주차장이다. 주차장 근처에서 보니 저 너머로 확 트인 잔디밭 정원이 펼쳐졌다. 정원에는 사람들 10여 명이 휴식을 즐겼다. 꼬마들은 뛰놀고 어른들은 거닌다. 그 정원과 내가 있는 곳 사이엔 매표소가 .. 더보기 이전 1 2 3 4 5 ··· 1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