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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높새, 제주 뭍에서 기념사진을 찍다 높새와 제주에 갔다. 첫 제주 나들이였다. 사흘 동안 높새는 잘 달려주었다. 다른 어떤 자전거보다 듬직했다. 섭지코지에서 높새에게 기념사진을 찍어 주었다. 꽃만큼 예쁘다. 좋은 벗이다. (20101114) 더보기
달리면 불손한 도로 남원읍을 벗어난 버스는 24번 국도를 5분쯤 달리다 삼거리를 맞이한다. 그곳에서 직진하면 순창, 우회전하면 대산면이다. 집으로 가는 버스는 언제나 우회전이었다. 그 어느 때부터 막연한 소원이 생겼다. 삼거리에서 우회전 하지 않고 직진하는 버스를 타고 싶었다. 아니 버스가 아니더라도 직전하는 저 길을 따라 가보고 싶었다. 순창으로 가는 길은 삼거리를 지나 1킬로쯤 가면 살짝 우로 굽은 길을 올라 고개를 넘는다. 고개 왼쪽엔 야산 봉우리가 있고, 오른쪽 산자락은 풍악산으로 항해 그 길은 유일한 길처럼 보였다. 그 고개 너머, 길을 따라가면 어떤 세상이 있을지 그것이 못내 궁금했다. 남원에서 살던 14년 동안 단 한번도 가지 않았던 그 길, 27년의 시간동안 담금질만 한 끝에 마침내 넘었다. 그 고개를 넘는 .. 더보기
시월의 마지막 날, 페달 밟다 10월 31일 아침 6시 24분. 구례군 토지면 오미리에 있는 한옥 운조루에 자전거 한 대가 빠져나왔다. 아직 주위는 여명만 있을 뿐, 햇살의 기운을 느껴볼 수는 없다. 안개는 산자락으로 바짝 붙어 섬진강쪽에는 아직 내리지 않았다. 운조루를 나온 자전거는 이내 오미리를 빠져나갔다. 오직 노고단에서 흘러내린 지리산 자락만이 침묵으로 배웅할 뿐, 사람도 꽃도 알지 못했다. 삶은 애당초 계획하지 않는 게 맞다. 지인과 술 한잔을 할 때도 약속을 잡기보다 어느날 불쑥 전화해 만나는게 쉽듯이, 그저 그처럼 훌쩍 이뤄지는 일이 적기 않다. 시월의 마지막 날 이뤄진 자전거 여행 역시 그랬다. 어느 투어행사에 참여한 30일 혹시나 싶어 자전거를 관광버스에 실었다. 30일 저녁엔 함께 참여한 이들과 구례 토지면에서 술을..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