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의 생태계/서른의 생태계32+33 썸네일형 리스트형 아파트 재계약의 조건 84년 남원에서 서울이란 낯선 도시로 우리 가족이 이사 왔을 때, 첫 터전이 상계동이었다. 당시 지금의 상계역 근처엔 기와집들이 즐비했다. 우리 식구가 살 집은 방 두 칸짜리 전셋집으로 250만원이었다. 그 후 지하철 4호선이 들어선 상계동은 ‘상계동올림픽'이라는 철거민의 역사를 뒤로 한 채 곳곳에 아파트가 들어섰다. 그 터전에 살던 원주민들은 철거에 밀려 쫓겨났지만, 우리 식구는 아파트들이 형세를 넓힐 때마다 밀리고 밀리면서도 단독주택을 찾아 이사했다. 매년 전세값은 올랐지만, 용케도 부모님은 빚지는 일없이 개발의 파편들을 묵묵히 피해갔다. 그런 우리 식구들에게도 그 개발의 혜택을 맛볼 수 있는 기회가 왔다. 마침내 아파트 건설 바람은 우리가 살던 전세집에도 불어왔다. 곧장 쫓겨날 처지였지만 그래도 얻.. 더보기 이별도 할 줄 모르는 바보 1 연애하고 있다 사랑은… 멈추어 버렸다 그런데도 연애중이다 더위에도 땀 흘리지 않는 것들은 많다 2 ‘연애만큼 열정적인 것은 없다’ 이 말에 어떤 지인은 “에너지를 주니까요”라며 공감했다. 이유는 “든든하고 포근하고, 그래서 행복하고.” 허나 연애에 그것만 있으랴. 그 지인은 반대되는 대가도 말한다. “…그러나, 그런 연애를 끝내고 난 아픔은 에너지를 받은 만큼이나 또 빼앗아 가더군요. 어릴 땐 그런 경험도 다 커가는 성장통이기도 하련만 지금 중년에 겪으니 막 늙더라구요. 몸이 늙는 건 그렇다손치더라도 마음이 늙을까봐, 그래서 겁나요.…” 에 사는 상우가 이 얘기를 좀더 일찍 들었더라면, 그처럼 사랑의 뒤뜰에서 훌쩍거리는 일은 없었을까? 불꽃의 화려함에 반해 손을 내밀었다가 데인 아이처럼 가엾은 상우를.. 더보기 지구의 환호성 깜 빡 깜 빡 영혼은 이미 떠났으나 육신이 미쳐 따르지 못해 깜 빡 깜 빡 껌 뻑 껌 뻑 안락한 휴식도 없고, 온전한 생명도 없는 깜 빡 깜 빡 껌 뻑 껌 뻑 컴 뻑 컴 뻑 컴퓨터용 모니터 깜 빡 깜 빡 껌 뻑 껌 뻑 컴 뻑 컴 뻑 컴 퍽 컴 퍽 그의 SOS는 손놀림 한번으로 구원할 수 있는 아주 가여운 몸짓이다 퍽! 짧은 환호성이다 미미한 영혼 하나를 얻은 지구가 터뜨리는. (2002.1.) 더보기 이전 1 ··· 8 9 10 11 12 13 14 ··· 30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