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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의 생태계/서른의 생태계32+33

32와 12분의 12 만들고 싶은 잡지, 몇 가지 설계도 삼십대 중반 어느 무렵 쯤에 시작할 내용으로 생각하는 게 ‘인권과 평화 운동’이다. 이 안에 ‘환경’ 역시 필연적으로 포함된다. 내용만 보자면 어느 사회단체에서 활동하면 될 듯싶으나, 잡지로 수단을 삼았으니 글로써 대중을 만나고 글로써 운동을 말하고 싶다. 이 대목에서는 에 올 때 꿈꾸었던 “운동을 말하되, 운동이란 말을 쓰지 않는다”는 생각은 여전히 유효하다. 아울러 운동 밖에서 전문적인 기술과 능력을 익혀 운동 안에 들어가 그 외연을 확대하고 내부를 보다 튼튼히 가꾸는 일이 내가 할 일이라고 본다. 2001년 1월에 쓴 글의 일부다. 그 꿈은 여전히 유효하다. 다만 그 당시엔 5년으로 잡았던 준비 기간을 조금 앞당기자는 욕심이 더해졌다. 잡지 구상을 조금 더 구체화.. 더보기
옷 안 사기, 1년 결산 “올해 난 옷을 사지 않겠습니다” 1년 전, 세풀에 썼던 글의 한 제목이다. 지난해 겨울 회사 동료로부터 헌 옷 한 벌을 얻게 된 것을 계기로 2001년은 옷을 구입하지 않겠다고 결심했다. 그 행위는 “언젠가는 내가 실현해 나갈 삶에 대해 덜 고통스러운 생활을 체험 삼아”해 본 것이며 “덜 쓰는 삶, 단순하게 사는 삶, 그 삶을 지금부터 조금씩 내 생활로 받아 안고자 하는 것”이었다. 올 한해 그 결심대로 옷을 한 벌도 사지 않았다. 물론 옷을 사고 싶은 유혹이 없지 않았다. 지난 가을 동대문 밀리오레에 갔다가 정말 사고 싶은 옷을 한 벌 발견했다. 검은색 웃옷인데 개량한복인 듯 하면서도 중국풍이 나는 옷이었다. 그런데 값도 무척 비쌌을 뿐더러 그 옷은 여성용이었다. 그럼에도 새 옷이 많이 생겼다. 설날.. 더보기
작별을 고한다 작별을 고한다 계절의 갈피마다 가르침을 주었던 이… 여린 잎사귀의 잔잔한 흔들림으로 노란 감꽃을 무참히 떨궈내는 눈짓으로 말없이 얼마나 많은 말들을 내 안에 던졌던가! 얼마나 많은 무상 무념을 내 안에 길러내었던가! 작별을 고한다 누군가의 사랑이 너를 더욱 풍성하게 키울 수도 있겠지만, 네가 먼저 너를 키워 그 누군가의 시선을 끌 수도 있다는 걸, 이 겨울 붉은 감만을 가지 끝에 남기며 충분히 증명해 보이니 그것보다 너를 너답게 하는 게 있을까! 네가 내 벗으로 처음 다가왔던 그날처럼! 작별을 고한다 책상 위 책꽂이 안 책들도 비워 챙기고 컴퓨터 속 온갖 파일들도 비워 담았는데, 너만은 어쩌지 못하고 이 추운 겨울에 그대로 둔 채 떠난다 아! 내 안에 네 영혼이라도 오롯이 담겨 있었으면… (2001.12.)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