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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의 생태계/서른의 생태계32+33

어느 ‘간첩’의 사면을 위한 감성시위 우리 일상엔 기도라는 게 있습니다. 무엇이 이뤄지기를 마음으로 간절히 염원하는 것. 그 행위가 굳이 종교인들만의 의식일 이유는 없습니다. 사랑이 이뤄지길 바라는 연인들의 마음, 정화수 떠놓고 자식이 잘 되길 기리는 어머니의 마음, 투쟁에 나간 동지들이 무사하길 비는 마음… 그 마음 안에 각자 믿음의 신들이 살아 있으니 말입니다. 그런 마음 마음에서 기도는 피어나고 도심이 쌓여 그 간절함이 현실이 되곤 합니다. 기도는 또한 기도하는 이의 마음 안에 평안을 깃들이게 하는 행위입니다. 감히 누구를 저주하고자 하는 마음은 이미 기도 밖에 있습니다. 저주나 증오는 기도 안으로 들 수 없는 마음입니다. 2월 한 달간 를 읽었습니다. 비노바 바베는 '인도가 독립하게 되면 인도의 국기를 처음으로 게양할 사람'이라고 간.. 더보기
“벌써부터 자식들 신세져서 쓰것냐?” 며칠 동안 쌀쌀한 날씨였다. 여전히 얼어붙은 눈들이 곳곳 응달진 골목에 남아 있어 외출하기엔 쉽지 않아 보였다. 지난해 10월. 새벽 4시 무렵에 어둠 속에서 전화가 울렸다. 아버지가 호흡을 하기 힘들다며 전화를 거셨다. 곧장 옷을 챙겨 입고 혜화동에서 택시를 타고 상계동으로 향했다. 택시는 어둠 속을 헤치며 빠르게 달렸다. 마음은 평안했지만, 그러나 그 평안한 틈틈이 여러 생각들이 잔파도를 일으켰다. 올 것이 왔다는 생각도 불현듯 스쳐갔다. 타고 온 택시를 잠시 세워두고 집에 도착해 보니 아버지는 아랫배가 통통하게 불러 있었다. 주섬주섬 옷을 입히고는 택시를 탔다. 그 길로 상계동 백병원 응급실로 갔다. 그것이 병원생활의 시작이었다. 응급실 직행 후 이뤄진 입원은 며칠 만에 끝났다. 그러나 며칠 후엔 .. 더보기
가계부, 또다른 일기장 2001년 예상되는 주요 지출. - 8월 이사 비용, 부모님 매월 드릴 용돈, 세탁기 구입, 소형녹음기 구입, 세풀 발행비, 치아 치료, 한겨레21 구독료…. 올해 주요예상 지출을 보니 굵직한 비용만 610만원 정도가 무조건 쓸 돈으로 잡혔다. 이번엔 한 달에 기본적으로 드는 돈이 얼마나 되는지 따져봤다. 세풀 발행비, 부모님 용돈, 전기료, 식대 등 생활 잡비 세 항목만 65만원이다. 그나마 부모님 용돈이 적으니 그 수치다. 그리 신나지 않은 이 숫자 놀음을 일 년에 최소한 한 번은 해본다. 몇 개 되지 않는 통장도 꺼내 놓고 연말 결산도 해보지만, 우선은 올해 얼마나 쓸 지를 따져 본다. 올해 가장 큰 지출은 올 8월로 만료되는 전세계약이다. 일단 이사를 한다는 계획을 세워 두고 있다. 위치는 잠정..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