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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의 생태계

쌓여야 사랑 눈 쌓인 모습이 아름답다고 탄성을 자아낼 때, 한번쯤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먼저 내려와 땅에 몸을 누이었다 사라진 수많은 눈송이를 그런 눈송이가 없었다면 눈은 결코 쌓이지 못했을 것입니다 당신의 지금 사랑에도 먼저 내린 눈송이 같은, 이제는 기억으로만 남은, 그런 사람이 있을 것입니다 아니라면, 지금 사랑은… 먼저 내린 눈송이처럼 사라져 버릴 수도 있습니다 하여 떠나는 모습이 아팠던 사랑이라도 지금 사랑에게는, 먼저 내린 눈송이와 같은 존재입니다.(2004 01) 더보기
개천에서 '용'되다 서른 다섯 살의 남자1 세풀 100호를 펴내는 2004년. 노을이는 서른다섯 살이다. 사람들의 평균 수명과 비교하면 대략 반환점을 맞이한 해다. 이 특집은 ‘우리사회에서 서른다섯 살의 비혼 남자는 어떻게 무슨 생각을 하며 살까’ 싶은 궁금증에서 비롯됐다. 한꺼번에 입체적으로 둘러보고 싶은 욕심이 생긴 것이다. 그 욕심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 아홉 가지 주제를 잡았다. 서른다섯 살의 꿈, 직업, 글쓰기, 연애, 정치, 사회, 경제, 일상, 문화. 그리고 그 앞뒤를 살아온 서른다섯 해, 살아갈 서른다섯 해로 꾸밀 계획이다. 모두 11가지의 내용을 매달 두세 가지씩 풀어볼 계획이다. 개천에서 용 되다 프롤로그 - 서른다섯, 살아온 해를 들여다본다. 지난 겨울 어느 날, 직장 직원 셋이서 술을 마신 적이 있다. .. 더보기
공존하면 깨지는 평화, 그 모순 2005년 새해, 첫 달에 만난 지인들1 모처럼 가족들이 모였다. 우연이었다. 이틀 전, 어머니와 통화하다가 1월 1일에 아버지에게 가자고 했다. 어머니는 별 말 없이 그러자고 했다. 아버지 생전엔 절대 화해하지 않을 듯싶었던 어머니는 아버지가 돌아가신 지 1년도 되지 않아 화해의 마음을 비췄다. 49제 때는 가지 않겠다고 했던 분이 지난 9월에 치른 제사 때는 함께 나섰다. 아버지 생전엔 마음이 불편하셨을 거다. 그러다 아버지 돌아가시고 난 후 심리적 안정을 되찾았다. 그러다보니 마음에도 여유가 생겼다. 불안한 요소가 사라졌다는 것을 확인한 후 생긴 마음의 여유는 그 불안했던 존재에 대한 보살핌의 여유까지 만들게 됐다. 아버지를 모신 납골당을 찾아가기로 한 것은 신년 핑계로 그냥 ‘놀러가는’ 기분으로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