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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온날

봉하마을서 끝 낸 라디오 인터뷰 12월 31일 오후 5시 48분, 라디오 인터뷰가 끝났다. 2주가 모자란 1년 동안 해오던 일의 마감이었다. 31일 인터뷰가 마지막이라는 얘기는 방송이 있기 4시간 전쯤에 들었다. 담당 작가는 방송 시간이 언제인지를 전화로 확인해 주고는 오늘이 마지막 방송이라는 얘기를 끝에 곁들었다. 내년도 프로그램 개편이 이유였다. 마지막 방송 역시 인터뷰할 만한 마땅한 장소를 찾기 위해 고심했다. 그 무렵엔 봉하마을에 있었다. 방송 예정시간은 5시 40분. 그 전에 봉하마을 떠나기엔 애매한 시간이었다. 결국 봉하마을에서 방송을 할 생각을 하고는 조용한 곳을 찾아나섰다. 아울러 점심을 거른 탓에 식사도 해야 했다. 결국 인터뷰는 식사를 한 식당에서 했다. 식당 거실 한 켠에 방이 있었다. 그 방은 손님이 없어 비었다... 더보기
그해 광주, 눈이 되다 2010년 12월 30일, 하루동일 눈이 내렸다. 그 전날에도 눈이 내렸다. 12월 31일 아침까지 눈은 조금씩 내렸다. 12월 31일 아침, 카메라를 들고 베란다에 섰다. 광주에 살면서 보내는 마지막 겨울이 될 듯 싶다. 그 겨울에 이처럼 많은 눈이 내렸다는 것, 그것을 기억하고자 흔적을 남긴다. 베란다에서 본 아파트 단지 입구에 있는 야산의 나무들도 눈에 잠겼고, 건너편 아파트 동 앞 베란다에 서 있는 나무들에도 눈이 쌓였다. 집을 나와 걷는 길가에서도 눈들은 넘쳐났다. 눈이 쌓여 꿈쩍도 할 수 없는 차들은 눈속에 파묻히는 것 말고 할 수 있는 게 없어 보였다. 아파트 단지 옆 인도를 둘러싼 길과 나무, 담에도 눈은 가득했다. 그해 2010년 12월 31일, 광주엔 그처럼 많은 눈이 내렸다.(2010.. 더보기
9년 전, 어느 사장의 성탄 이브 사장의 성탄 이브 생태학교 모임에서 진희형이 들러준 ‘이보다 더 처절할 순 없다 2001년 최종판’ 의류개인사업을 하는 진희형은 올 가을께 장사가 예년보다 잘돼 무척이나 바쁜 나날을 보냈다. 그런데 소규모 사업은 장사가 잘 되도 걱정이란다. 물건을 먼저 납품하고 돈을 나중에 받으니, 당장 물건을 재생산하려면 돈이 필요했던 것이다. 그런데 투자할 돈이 없어 이른바 ‘자본이 딸리게 된 것’이다. 그전처럼 적게 만들어 적게 팔았다면 그런 대로 자금을 댈 수 있었을 텐데. 성탄 이브날 저녁. 그래도 성탄이니 형수에게 무엇을 선물하리라 마음먹고 주머니와 지갑을 탈탈 털어 단돈 2천 얼마를 챙겨들고 교보문고로 갔다. 주차장에 차를 대 놓고 - 주차비야 물건을 구입하고 영수증을 보이면 해결된다는 셈속도 이미 마친 터..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