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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온날

남은 15일, 반전을 찾자 삶이 의욕을 상실했다. 그런데 아직 걱정할 건 없다. 삶의 반대편인 죽음 역시 의욕이 전혀 없으니 그저 중간이다. 아니 여전히 삶쪽에 유리한 채 서 있다. 당분간은 어쩔 수 없이 가라앉는 시간으로 채우는 게 나을 듯 싶다. 발버둥으로 힘 빼지 말고 때론 착실히 가라앉는 것도 진전이다. 그런 기회가 올 지 알 수 없으나 반전의 시간을 만들어야 한다. 서서히 문이 닫히는 2010년 이제 15일 남은 기간 동안 저 문을 벗어나 수면 위로 오를 반전을 찾아야 한다. 들여다보고 들여다보고 들여다보고... 내일 아침엔 맛있는 밥이 식탁에 차려질 것이다. 그 밥이 또 하루를 가져다 줄 것이다. 그 하루가 또 새로운 나를 만들 것이다. (20101216) 더보기
시래기를 만들다 소박한 준비다. 길거리 시장에서 무 한 개를 샀다. 2천원인데 무 잎이 그대로 달렸다. 쓰레기로 처리할 일이 귀찮아 잎은 떼고 달라고 하려다가 그냥 받았다. 번뜩이듯이 무 잎으로 음식을 만들자 싶었다. 집에 돌아오는 길에 무 잎으로 어떤 음식을 할 수 있을지 생각했다. 먼저 떠오른 게 날 것 그대로 먹는 방식이다. 어느 쌈밥집에 가면 무잎이 그대로 나오지 않던가. 이를 쌈장에 찍어 먹으면 그만 아니던가. 이는 어렵지 않을 듯 싶다. 쌈장이야 된장과 고추장을 적절히 섞어 활용해도 그만이다. 또다른 음식은 시래기를 만들어 먹는 방법이다. 무 잎으로 시래기를 만드는 건 맞는 듯 싶다. 그런데 무작정 말리면 되나? 모르면 인터넷 검색이다. 그 다음 음식은... 생각은 그만큼에서 멈춘다. 열무김치 비슷한 김치를 .. 더보기
두 가지 일로, 삶이 싱거워져 버렸다 최근 들어 내가 어찌하지 못하는 일들이 두 가지 발생했다. 이 두 가지 일이 성격이나 처지는 극과 극인데 묘하게 닮은 구석이 있다. 그냥 지나치면 좋겠는데, 모두 피해갈 수 없는 위치에서 진을 치고 있다. 내 삶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심지어 꿈마저 가로막고 상황이다. 진심으로 대했으나, 그 일들은 그런 진심을 너무 무참히 짓밟아 버렸다. 딱히 뚜렷한 해결책이 없다. 시간이 약인듯 한데, 시간만 보고 있자니 잃은 게 너무 많다. 그 두 가지 일들 때문에 삶빛이 약간씩 우울색으로 변해간다. 빛깔이 바뀌니, 삶이 조금 싱거워지기도 하고 허무해지기도 한다. 두 가지 일을 두고 스스로를 살펴보면, 아무리 생각해도 내가 가진 게 너무 많아져 버렸다. 그게 몸을 옴싹달싹 못하게 만든 것 같다.(20102110)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