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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Writing Story

투항이 희망 - 글, 사진과 놀다② 봄에는 무조건 투항이다 몸으로 봄이 되는 생명들 곁에서는 그것도 희망이 된다 사무실에 수많은 화분들이 있다. 화초 키우기를 좋아하는 이들은 대개 서너 개 크고 작은 화분을 책상에 올려둔다. 그 덕분에 어떤 사무실에 들르면 화원에 간 착각에 빠지기도 한다. 화초를 키우다 보면 종종 흥미로운 모습을 발견한다. 그 가운데 막 싹이 돋는 모습은 흥미를 넘어 경이롭기까지 하다. 그때마다 짬이 나면 카메라 셔터를 눌렀다. 어느 동료가 키우던 화분에서 새싹이 돋았다. 잎사귀만 한 개 따서 꽂아 두었는데 용케 뿌리를 내렸다. 아이든 식물이든 생명있는 것들의 세상 첫 나들이는 신비롭기는 마찬가지다. 그 신비로움을 오래 두고자 하는 이라면 천상 카메라의 능력을 빌릴 수밖에 없다. 글이 사진과 노는 .. 더보기
선영이는 행복하다(상) - 글, 인터넷과 놀다① “선영아 사랑해” 새천년 첫 봄인 3월. 서울과 지방 등 거리에 나붙은 현수막에 쓰인 글자였다. 이 현수막에 관해 에 기사가 올랐다. 그 기사를 읽고는 반론을 썼다. 도식과 획일이 아닌 다름과 열림을 말하고 싶었다. 에 기사를 올린 날을 전후해 내 주변에서는 ‘선영이’를 둘러싸고 흥미로운 일들이 발생했다. 덕분에 본의 아니게 ‘글로 나눈 연애’에 빠졌다. 3월 말 ‘선영아 사랑해’란 문구를 본 후, 개인적으로 취재에 들어갔다. 월간 에서 다룰만한 내용은 아니었지만 마음에서 스멀거리는 궁금함에 내민 취재였다. 그 과정에서 가 내건 반박 현수막을 보았다. “선영아, 사랑을 팔지 마라. 다신 너를 만나지 않겠다” 그제야 관련 기사가 에 실린 것을 알았다. 기사는 ‘선영아 사랑해’라는 .. 더보기
당신의 새벽 - 글, 사진과 놀다① 어느 해 8월, 새벽에 불현듯 잠에서 깼다. 시계를 보니 5시 무렵이었다. 보통 때는 아침 6시에 일어나는데 이날은 의외였다. 다시 잠을 잘까 하다가 창밖에 드리운 아침 여명을 보았다. 어쩌면 일출을 볼 수도 있겠다 싶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옥상으로 올라갔다. 옥상은 목3동에서 가장 높은 곳이다. 건물은 4층이지만, 집터가 언덕배기인지라 옥상에 오르면 시야가 넓게 열린다. 옥상에 오르고 보니, 동녘 하늘이 해를 드러내지 않은 채 붉어지고 있었다. 다시 재빨리 집으로 들어가 카메라를 들고 나왔다. 그때부터 10여분 동안, 옥상에서 일출을 찍은 사진가가 되었다. 수평선이나 지평선에서 고개를 내미는 일출은 아니었지만, 아침 해의 붉은 기운이 하늘가의 구름에 스며드는 모습은 여러모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