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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Writing Story

사람이... 세상을... 떠...나..다 - 글, 사람과 놀다⑦ 봄입니다. 한 뼘의 목숨일지언정 뭇 생명들이 저마다 깨어나는 봄입니다. 봄은 꽃으로도, 바람으로도 봄입니다. 우리는 꿈을 꾸고 있나 봅니다. 이제 갓 하루가 지났을 뿐인데 이 꿈은, 봄으로도 깨우지 못할 듯해 우리의 몸마저도 차마 움직이지 못하는 현실이 돼 버렸습니다. 그래서 지금, 고인의 그 힘이 깃든 목소리와, 그 당당하던 몸짓과, 그 잔잔하던 웃음을 생생히 기억하기에 이런 만남은 ‘기억’으로 불리지 않기를 바랄 뿐입니다. 이처럼 서둘러 떠날 수 있다는 것을 뒤늦게 깨달은 우리의 미욱함을 여전히 버리지 못해 지금도 고인이 돌아가는 그 길의 평탄함을 걱정하기보다는 고인이 세상에 남겨 둔 그 많은 숨결과 손길을 어찌 마주할까 싶어 그만 또 한번 고개를 꺾게 되고 맙니다. 평온하십시.. 더보기
선택한 일에 한번쯤은 삶을 담가 보기 - 글, 사람과 놀다⑥ 선택한 일에 한번쯤은 삶을 담가보기 1 까페 옆구리를 끼고 돌던 명암계곡의 밝은 물속을 헤엄치던 피라미들을 보셨습니까! 베란다 곳곳에 옛스러움을 되살리려 가져다 놓은 듯한, 나무로 만든 마차 바퀴며, 무쇠솥이며, 탈곡기와 김메는 기계며…, 그곳에도 눈길을 주셨습니까! 아니면, 멋스럽지는 않아도 손님에 대한 예의를 표현하던 창가 곳곳에 기대고 있던 시가 새겨진 목판이며 그림이 담긴 액자까지도 취재 수첩에 흔적으로 남아 있습니까! 그뿐입니까? 취재가 어찌 눈으로만 보는 것만을 기록하는 것이겠습니까. 어느 누가, 언제 오더라도 기꺼이 내어 주던 고구마에 담긴 사람의 온기를 느껴보셨나요! 한 형제처럼 함께 몰려다니던 강아지들에게 먹이를 건네던 할머니의 손길에서는 어떤 냄새가 나던가요! 채.. 더보기
시사와 생활의 1분 데이트 - 글, 사람과 놀다⑤ “저 OOO인데요. 소우를 어떻게 찾아가야 해요?” 어느 연말, 라디오 프로그램의 한 구성작가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내게 위치를 확인한 구성작가는 친구와 함께 물어물어 소우를 찾았다. 예닐곱 명 정도만 들어도 꽉 차는 술집. 그 소우에 겨우 자리를 잡고 앉아 있는데, 두 남자가 소우의 문을 열고는 안을 들여다보더니 다시 닫고 나가더란다. 잠시 뒤 두 남자는 다시 문을 열어 안을 들여다보며 중얼거리듯 한 마디 내뱉었다. “여기가 거기 아니야? 여기 맞는 것 같은데. ‘생방송 오늘’에서 나왔던 데 말이야.” KBS 라디오 이란 시사 프로그램에 ‘오늘의 단상’이란 꼭지가 있었다. 약 1분 정도 될까 싶은 꼭지인데 말 그대로 단상에 어울릴 법한 짧은 원고를 성우가 낭독하는 꼭지다. 시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