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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놀이꾼 노을이

네게서 새로운 세상을 갈망한다 속도를 갈망했다면 굳이 너가 아니었어도 됐다 승용차며, 버스며, 기차며 이미 너의 속도를 무력화하는 많은 기계들이 도로를 달리고 있다 자유가 갈증이었다면 굳이 너가 아니었어도 됐다 언제나 몸의 자유는 너의 두 바퀴가 그려내는 선들의 밖에서 나다니고 있다 그럼에도 나는 너에게서 속도와 자유를 갈망한다 무엇과 비교할 이유도 필요도 없는 너의 속도는 너의 자유만큼 세상의 경계를 넓혀간다 너의 자유는 너의 속도만큼 세상의 의식을 앞지른다 그런 너의 속도와 자유가 만나면 새로운 세상이 열린다 너의 자유만큼 빠른 너의 속도만큼 시원한 나는 다시 너에게서 새로운 세상을 갈망한다 이제 다시 자전거를 타야겠다. 2011년 새해, 높새와의 새로운 만남을 기대하다.(2011 0101) 2010년 11월 제주도 해안도로를 따.. 더보기
존재가 부활하는 법, 자리를 찾다 시골 마을 돌담 위에 홍시 두 개가 나란히 앉아 있다. 감나무에서 떨어질 때 제 스스로 자리를 골라 이 담위에 올라앉지를 않았을 터였다. 누군가 길가에 떨어진 감을 주워 이처럼 돌 담위에 올려놓고 보니, 비록 상처입은 감이나마 제 모습을 오래 갖추게 되었다. 더욱이 지나는 길손의 눈길까지 유혹할 줄도 알게 되었다. 그 유혹에 발길까지 멈춘 나그네는 사진찍는 볼 일을 보고도 좀처럼 자리를 뜨지 못했다. 가을 햇살에 시나브로 말라 갈 감들이 애처로워 보였다. 이 감상은 이유도 없고 원인도 모른 채였다. 그저 떨어져 이제는 의미를 잃었을 감에게 새로운 존재감을 부여한 어느 손길의 마음에 슬며시 웃음 한 번 지으면 넘치지 않았을 감정의 과잉이었다. (20101226) 지난 10월 담양에 있는 무월마을의 골목길을.. 더보기
사람은 수많은 행성 품은 우주 - 글, 사람과 놀다⑧ 휴일이면 가질 수 있는 자유, 늦잠을 최대한 즐긴 하루입니다. 오전 11시에 잠자리에서 일어나 사무실에 갈 것인지를 두고 망설였습니다. 사무실에서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 그 일을 하는데 얼마나 걸릴 것인지를 가늠합니다. 일단 밥은 챙겨먹고 가자는 생각에 쌀을 씻습니다. 전기밥솥이 고장나 가스렌지에 밥솥을 올렸습니다. 그 사이 빨래를 챙겨 세탁기에 넣고 돌립니다. 세탁기가 돌고나면 한두 시간 안에는 사무실에 출근할 수 없습니다. 그렇다고 딱히 집에서 무엇을 작정하고 할 수 있는 시간도 아닙니다. 그 틈새를 방 청소로 채웁니다. 큰 방에 있는 이불을 걷어냅니다. 비를 들고 바닥을 씁니다. 걸레를 들고 바닥을 닦습니다. 발바닥에 느껴지는 감촉은 좋습니다. 어느덧 밥솥에서 물이 넘칩니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