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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놀이꾼 노을이

그 3초 - 글, 일터에서 놀다① 3초. 그동안. 그는 말이 없었다. 시선은 땅에 떨어졌다. 크지 않은 체구에선 미동도 사라졌다. 옆산엔 신록이 차올랐다. 하늘은 맑았다. 햇살은 봄볕이었다. 바람은 잠잠했다. 그 모든 자연도, 자연에 둘러싸인 그도 한순간 정지였다. 그 3초를 만든 이도, 그 3초를 무너뜨린 이도 그였다. 그는 땅에 떨군 시선을 거둬 옆산의 신록을 쓸었다. 잠시였다. 이내 시선은 마당가에 핀 계절꽃에도 잠시 머물렀다. 그가 가꾸었을지도 모를 꽃이었다. 그리고는 가만히 입을 열었다. “엄마도 불쌍하죠!” “……” “저도 불쌍하고요….” 그가 3초의 침묵을 깨며 자조하듯 흘린 말은 그 두 마디였다. 그 두 마디를 넘어오던 목소리는 울컥거렸다. 아무런 기운도 담겨있지 않았다. 그 3초를 만난 건 4월 .. 더보기
비에 무기력해지다 자전거는 비 앞에서 무기력하다. 10월 24일 아침에 남원으로 버스를 타고 점프해, 남원, 순창, 담양, 광주로 되돌아오는 길을 나서려다 비 때문에 발목이 잡혔다. 무등산을 오르자는 지인의 제안도 물리치고 준비했건만, 허무했다. 애초 예정대로 토요일에 자전거 여행을 떠났어야 했나보다. 예정했던 길은 2차선길로 은행나무 가로수와 메타쉐콰이어 가로수가 예쁘다. 가을이면 가겠다고 작심했었는데, 10월은 발만 구르다 보낼 것 같다. 이제 2010년에 자전거 여행을 떠날 수 있는 날들이 며칠 없다. 12월을 제외한 대부분의 주말일정이 채워졌다. 다행히 11월 둘째주에 제주도에서 이틀정도 자전거를 탈 수 있을 듯 싶다. 11월 20일 경에도 1박2일로 자전거 여행을 잡아 두었다. 여전히 변수는 날씨다. 여전히 계획.. 더보기
50여 일의 침묵 블로그에 글을 올리지 않은 지 50일 정도 되었다. 지난 50일간 삶은 여전히 흘렀으니 글감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오히려 굵직한 생활들이 많았다. 그럼에도 좀처럼 블로그를 찾지 못했다. 원인을 찾자면 직장일이 좀 몰렸기 때문이었다. 거기에 제주올레길 여행 10일 동안 컴퓨터를 만날 수 없었다. 블로그를 찾지 않았지만, 세상은 아무일 없이 잘 흘러갔다. 블로그 방문자 수도 새로운 글을 등록하든 말든 저 스스로 덧셈을 해나갔다. 지인 두어 명 정도가 글 안올린다며 성실한 방문은 보여줬을 뿐이다. 여전히 블로그 글쓰기는 삶에 우선순위를 밀린다. 그것이 자연스럽다. 오랜만의 블로그 외출은 이 낙서 한 자락으로 마친다. (20101024)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