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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놀이꾼 노을이

공중부양의 진실 공중부양의 진실은 낙하중단이었다. 이미 변심했으나 떠나지 못하는 것은 눈에도 보이지 않는 거미줄같은 인연 때문이었다. 원하지 않는 공중부양으로 오늘도 부는 바람에 흔들리며 마음에 남은 수분 한 조각까지 털어낸다. 그럼에도 낙하중단이 삶의 중단은 아니다. 삶이 또다른 경지에서 서성이는 것뿐이다. (20101024) 더보기
존재를 인정받는 신호 10월 17일 아침 6시 30분, 높새와 함께 숙소를 나섰다. 숙소가 있던 구례군 토지면 오미리 인근은 안개로 자욱했다. 지리산 자락과 섬진강의 사이로 벌판들 낸 곳이라 달리 피할 도리가 없는 지형이었다. 높새를 타고 안개속으로 들어가자 얼마 지나지 않아 19번 국도가 나타났다. 섬진강변을 따라 난 왕복 2차선길. 안개는 겨우 100미터 앞 정도를 볼 수 있을 듯 싶었다. 잠시 머뭇거렸지만, 이내 높새는 19번 국도로 달렸다. 목적지는 화엄사입구다. 숙소에서는 10킬로 정도 될 듯한 거리다. 행사의 일환으로 떠난 여행에 애초 자전거도 동행할 생각은 없었다. 여행 당일 아침 사무실에 자전거를 타고 들렀다가, 출발지까지 자전거를 타고 왔는데 막상 둘 곳이 마땅 찮아 버스에 싣게 된 것이다. 내친 김에 숙소가.. 더보기
아버지에게 글을 바치다 - 글, 사람과 놀다④ 꿈 한 자락 제대로 내보이지 못한 채 이천삼년 팔월 끝자락에 육십사 년 시대가 지고 청절한 한 우주가 닫히다 소년이 소박했고 청년이 가난했고 중년이 낯설었고 노년이 쓸쓸했지만 그만큼이 삶이고 역사이고 그만큼이 세상과 모든 사람들에게 베푼 사랑이었다. 저 세상의 영혼은 평온하시길. 그 사랑을 미쳐 알 수 없었건 이가 아버지 기일이 돌아왔다. 납골당에 가는데 영정을 준비했다. 납골당에 사진 한 장을 둬야겠다 싶었다. 장례식장에서 영정으로 사용했던 사진을 택했다. 돌아가시기 1년 전쯤 내가 찍은 사진이다. 추석 명절 때 낮술을 한 잔 하시고는 집에 찾아온 조카들을 보고 계시던 모습이다. 사진을 준비하고는 그것만 액자에 담자니 뭔가 허전했다. 그래서 짤막한 글을 썼다. 아버지의 삶을 담을..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