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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빛이 감춘 자전거, 포토샵이 찾다 잘못 찍은 사진이다. 빛에 노출이 과했다. 자전거 여행길에 찍은 사진인데 도무지 무엇을 찍었는지 알 길이 없다. 안개에 파묻힌 것처럼 오직 자전거의 희미한 형태만 보일 뿐이다. '핀이 맞지 않은 한 장의 사진은 실수고 핀이 맞지 않은 수백장의 사진은 작품'이라는 뭐 이런 비슷한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는데, 이건 작품이 되지 못한다. 그래도 가만히 보고 있으니 흥미롭다. 그냥 버리간 아까워 포토샆에서 간단히 '균일화'란 걸 해 보았다. 여전히 배경도 보이지 않고, 색상도 왜곡돼 있지만 배낭 실은 자전거의 새로운 이미지를 창출했다. 빛이 버린 자전거를 포토샵이 찾아냈다. 때론 실수도 뭔가 새로운 창조가 가능하다는 걸 기억하기 위해 남긴다. (20101121) 더보기
월드컵의 인연(하) - 글, 인터넷과 놀다⑧ 다음날 오후, 워크숍을 갔다 돌아와 를 확인해 보았다. 기사는 메인화면의 오른쪽에 놓여 있었다. 의견글도 열대여섯 개가 붙었다. 그로부터도 얼마 지나지 않아 10여 개의 의견글이 잇따라 올라왔다. 어느새 그 글들을 읽으며 내 마음은 무척 즐거워졌다. “넘 귀엽다 이렇게 귀여운 아이들에게 밝은 미래와 희망찬 조국을 물려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제게는 아들만 둘인데 이세상의 모든 딸가진 아버지들이 넘 부럽다.“ “누구나 이런 맘을 갖고 산다면 짧은 글이었지만 귀여운 아이의 사진만큼이나 지은이의 마음 씀씀이가 정말 아름다움을 느낍니다. 정말 좋은 마음에서 우러나온 좋은 글인 거 같습니다.“ “아 정말 이뻐요~~ 하루도 안 배먹고 오마이에 오는 이유들 중의 하나~~* 아 정말 우.. 더보기
월드컵의 인연(상) - 글, 인터넷과 놀다⑦ 축제를 보았습니다. 공 하나로 불꽃을 지핀 축제를 보았습니다. 그곳에서 스스로에게 즐거움을 만들어 줄줄 아는 사람들을 보았습니다. 엄숙하기 그지없던 태극기를 치마로 입고, 두건으로 두르고, 망토로 쓰며 한껏 자신을 가꾸어내는 사람들을 보았습니다. 그들은 얼굴에, 윗몸에, 종아리에, 페인팅 하면서 내 몸뚱이가 나를 표현하는데 더없이 유용하다는 걸 새삼스레 느꼈을 것입니다. 하여, 누가 ‘우리편’인줄 모를 아이들일지라도 역시 나를 가꿀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축제는 기꺼이 즐거웠습니다. 오늘 만난 아이들이 이 축제를 흐린 기억으로 남겨두기 전에 그들의 기억을 새롭게 채울 또 다른 축제들이 많았으면 좋겠습니다. 새로운 축제들이 포개지고 포개져 기억 결결이 높고 깊은 축제의 지층이 만들어..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