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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자전거, 사람 외롭게 하네  외롭다. 폭염으로 명명된 햇살이 내리쬐는 날, 생전 처음 와 본 낯선 시골, 방송용엠프에서 제법 크게 트롯트 노래가 흘러나오는 마을 입구, 간혹 차들이 오가는 저수지옆 시멘트 길에서, 바람 빠진 자전거를 끌다가, 불현듯 느낀 감정이었다. 근처엔 자전거를 수리할 곳도 없고, 누구를 부를 수도 없으며, 여기가 어디쯤 되는지 확연하지 않은 그때. 왜 '쓸쓸함'이 아니라 '외로움' 였는지는 알 수 없다. 쓸쓸함에 약간의 두려움이 묻어있는 듯한 그 느낌, 희미한 절망의 냄새까지도 느껴지는 그 마음, '외롭다' 였는지 설명할 수 없다. 1. 외롭기 전 점심 식사를 마치고 함평군 손불면을 떠난 자전거는 잘 달렸다. 차들은 간혹 지날 뿐이었다. 경사가 거의 없는 왕복 2차선 도로를 달리는 자전거는 여전히 21단이었.. 더보기
올 하반기, 네 번은 떠난다 8월 21~22일, 9월 11~12일, 10월 9~10일, 11월 13~14일. 2010년 하반기에 떠날 자전거여행 예정일이다. 7월 30일 펑크까지 나며 '집 나가면 개고생'을 몸소 체험했지만, '개고생'이 페달까지 멈추게는 하지 못했다. 오히려 '지대로' 여행해 봐야겠다는 자극이 됐다. 불쑥 달력을 꺼내고 월 1회 여행 일자를 도장찍어 놓은 것도 자극받은 결과다. 일정을 정했으니 행선지를 정하는 게 남았다. 올해안에 '의무'로 가야할 몇 군데가 있다. '1번 국도 잇기'도 그 가운데 한 곳이다. 지난 6월 정신장애인 캠펜으로 간 자전거여행은 1번국도를 따라 움직였다. 그때 몇 구간에서 '점프'가 이뤄졌다. '1번국도 잇기'는 그 점프한 구간을 달리는 방식이다. 서울에서 수원, 정읍에서 광주, 광주에서.. 더보기
장마는 시의적절했다 장마는 시의적절했다. 7월 24일 전라도 서부지역에는 집중호우가 내렸다. 김제, 부안, 고창, 영광. 내가 가기로 한 지역은 모두 딱 그 지역이다. 차들도 달리기 어려울 정도로 내린 비니 자전거로서는 언감생심이다. 덕분에 호기롭게 계획을 세웠던 자전거여행은 조용히 접고 말았다. (관련글 - 7월, 또 페달을 밟으련다) 토요일. 집에서 내리는 비를 보며 이대로 여행을 접고 말 것인지 생각했다. 그러다 컴퓨터를 켜고 지도검색을 실시했다. 일요일에라도 떠나보자 싶었다. 담양을 거쳐 정읍으로 간 후, 1번국도를 타고 장성을 거쳐 광주로 되돌아오는 코스가 그려진다. 약 90킬로미터 남짓 되겠다. 도로번호와 중요지명을 메모해 둔다. 저녁엔 마크에 들러 청도복숭아도 샀다. 자전거여행에서 쓸 간식용이다. 마트를 오가는..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