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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1번 국도 자전거여행③ - "자전거여행은 사람여행" “앞에는 목적지를 찾아 길을 이끌어준 사람들이 있었다. 옆에는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기는 모습을 매번 보여준 사람들이 있었다. 뒤에는 안전을 위해 차를 거북이처럼 몰며 길을 지켜준 사람들이 있었다. 4일간 그런 사람들과 더불어 지냈기 때문에 이번 자전거여행은 내겐 ‘사람여행’이라 할 수 있다.” 1. 자전거여행을 마무리하던 6월 10일 저녁에 밝힌 소감이다. 평가회 시간에 ‘자전거 여행은 ○○다’는 방식으로 정리했는데 그때 쓴 글이다. 의미와 재미가 함께한 여행에서 사람까지 만났다는 건 더욱 뜻 깊다. 어쩌면 뜻 깊은 인연들을 만났기에 의미와 재미가 더해졌을 지도 모른다. 이번 행사를 주최한 곳은 경기광역 정신보건센터다. 정신보건센터는 병원에서 퇴원한 정신장애인들이 사회로 돌아가는데 필요한 활동을 펼치는 .. 더보기
1번 국도 자전거여행② - 4일간 얻은 4가지 맛 6월 7일 월요일 아침 6시 20분 수원 누이집을 나섰다. 자전거를 타고 경기도청으로 향했다. 그때까지도 이번 자전거여행을 무사히 마칠 수 있을 지 확신할 수 없었다. 이틀간의 자전거여행을 두 번 정도 떠나본 경험과 조심스레 자출족이라 자칭한다는 정도가 그나마 밑천이었다. 준비는 자전거여행을 떠나기 며칠 전엔 광주천변을 달려본 것과 며칠 전부터 음주를 자제했던 것이 전부였다. 오직 그 정도만 믿고 7일 오전 7시30분 해남 땅끝을 향한 4일간의 여정에 올랐다. 그 다음날인 6월 8일 오후 5시 무렵이었다. 전북 삼례를 10여 킬로미터쯤 남겨둔 지점부터 일행 중 7명만 1번 국도를 달렸다. 다른 일행들은 차를 타고 삼례로 이동 중인 때였다. 공사중인 도로라 자전거 이동이 어려워 점프했다. 7명은 자전거를 .. 더보기
1번국도 자전거여행① - 그의 자리에서, 그의 속도로 1. 그의 존재는 자전거여행 첫날 저녁 숙소에서야 알게 되었다. 그는 나와 같은 방에 자게 되었다. 그와 일행이 돼 수원에서 조치원까지 자전거로 달려왔지만 40명이 넘는 여행단에서 그의 존재를 확인할 기회는 없었다. 여행단은 ‘시선을 넘어 희망의 페달로’이라는 표어가 적힌 붉은색 유니폼을 입고, 얼굴은 두건으로, 머리는 동일한 색상의 헬멧을 쓴 상태였다. 이런 탓에 ‘정신장애인의 회복과 존중을 위한 자전거여행’의 주인공인 15명의 정신장애인을 알아보기엔 쉽지 않았다. 또한 첫날 자전거를 타는 동안 정신장애인이라고 표나는 특별한 행동이 있었던 것도 아니었다. 숙소에서 만난 그는 낯선 이들끼리 만나면 으레 그렇듯 머뭇거렸다. 그 머뭇거림엔 조심성이 가득했다. 그때서야 비로소 그의 존재가 보였다. 말을 걸어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