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의 생태계 썸네일형 리스트형 31과 12분의 3 기분좋은 선물 어떤 이에게 옷 선물을 받았다. 봄 남방과 안에 받쳐 입을 흰 티셔츠다. 전혀 예상하지 못한 일이었다. 저녁을 함께 한 후에 맥주를 마시고 사무실로 돌아왔는데, 기분이 무척 좋았다. (2000.3.18.) 서투른 옷 고르기 동대문 밀리오레에 들러 옷을 구입했다. 봄에 입을 만한 옷이 없기도 했거니와, 문득 화려해지고 싶은 욕구가 발생했다. 남성복을 파는 층을 한 바퀴 돌면서 웃옷을 골랐다. 애초엔 사파리를 사고 싶었다. 그냥 툭 걸치고 다닐 만한 옷으로. 그러나 사파리는 없었고, 대신 마이라고 해야 하나. 이건 아닌 것 같은데 하여간 다른 웃옷을 골랐다. 모두 세 가게에서 그 옷을 판매하고 있었는데, 옷값이 제 각각이다. 4만8천원, 4만3천원, 4만원. 결국 3만8천원에 구입하고 청바지도.. 더보기 “봄살같은 사상을 찾을 겁니다” 섭지코지. 제주도 성산 일출봉이 바다 건너로 저만치 보이는 곳입니다. 3박4일간의 제주인권학술회의(2000)를 마치고 잠시 들린 그곳엔, 바람만 살고 있었습니다. 모래 알갱이까지 안고 바다로 거세게 몰려가는 바람 속에서, 아무 것도 할 수 없었습니다. 한라산 백록담을 휘돌다 봉우리에 쌓인 하얀 눈을 머금었을까요. 그게 힘이 되었을까요. 한라산 푸른 등줄기를 타고 미친 듯 내딛던 걸음이 내쳐 섭지코지까지 온 듯 했습니다. 오던 길에 군데군데 솟은 오름이 걸림돌이 되었을 법도 한데, 오히려 오름이 바람을 자극한 듯 참으로 드센 힘이었습니다. 어떤 이는 그 바람에 걸려 넘어지고, 어떤 이는 그 바람에 밀리기도 했습니다. 저 역시 바람을 등지고 한 걸음 한 걸음 바다 쪽으로 내딛었습니다. 걷다가 게으른 마음이 .. 더보기 갈등의 한끝을 서성거린 어느 일요일 모처럼 맞는 일요일 아침이다. 지난주엔 마감하느라고 회사에 맞이한 일요일 아침이었고, 지지난 주엔 마감하느라고 출근한 일요일 아침이었다. 일요일. 아무런 계획이 없다. 그야말로 텅 비어 있다. 하루 동안 잠을 자도 좋고, 어딘가로 여행을 떠나도 좋은 날이다. 핸드폰에 맞춰놓은 알람소리에 잠이 깼다. 아침 7시. 알람소리를 끄고는 잠깐 더 잘까 하다가 일어났다. ‘뒷산에 가자.’ 세수하는데, 얼굴이 부은 것 같다. 어제 자기 전에 맥주 한 병을 마시고 잤는데, 그 효과가 나타났나 보다. 머리를 감아야 하는데, 번거롭다. 그냥 모자를 쓰고 가면 되겠지. 떠나기 전에 쌀을 씻었다. 두 끼 분이다. 밥을 많이 하면 남는데 그럴 때는 버리는 경우가 많았다. 산에 갔다 오면 배고플 텐데, 아침을 먹자면 지금 쌀을 .. 더보기 이전 1 ··· 46 47 48 49 50 51 52 ··· 6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