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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자전거의 짝사랑

1번 국도 자전거여행② - 4일간 얻은 4가지 맛 6월 7일 월요일 아침 6시 20분 수원 누이집을 나섰다. 자전거를 타고 경기도청으로 향했다. 그때까지도 이번 자전거여행을 무사히 마칠 수 있을 지 확신할 수 없었다. 이틀간의 자전거여행을 두 번 정도 떠나본 경험과 조심스레 자출족이라 자칭한다는 정도가 그나마 밑천이었다. 준비는 자전거여행을 떠나기 며칠 전엔 광주천변을 달려본 것과 며칠 전부터 음주를 자제했던 것이 전부였다. 오직 그 정도만 믿고 7일 오전 7시30분 해남 땅끝을 향한 4일간의 여정에 올랐다. 그 다음날인 6월 8일 오후 5시 무렵이었다. 전북 삼례를 10여 킬로미터쯤 남겨둔 지점부터 일행 중 7명만 1번 국도를 달렸다. 다른 일행들은 차를 타고 삼례로 이동 중인 때였다. 공사중인 도로라 자전거 이동이 어려워 점프했다. 7명은 자전거를 .. 더보기
멋지다 높새! RCT-260. 8월이면 만난 지 3년이 되는 내 자전거 높새의 기종이다. 이른바 하이브리드형으로 지금쯤은 단종되었을 것이다. 높새의 진가가 이번 자전거여행에서 나타났다. 자전거여행에 참가하기 전, 높새 걱정이 없지 않았다. 통상 자전거여행하는 이들을 보면 통통한 바퀴에 굵은 몸체를 가진 산악용자전거들이 많았다. 그런데 날씬하게 잘 빠진 높새가 과연 그들 틈에서 잘 버텨줄 수 있을까 싶었다. 그러나 길에 나선 높새는 어느 자전거 못지 않았다.그동안 두세 차례의 자전거여행에서 선보였듯이 높새는 잘 달렸다. 더욱이 자출하며 그동안 함께 맞춘 호흡도 잘 맞았다. 높새가 나름 괜찮은 녀석이라는 점은 내리막에서 확인했다. 내리막을 달릴 때는 모두들 페달을 밟지 않았다. 나 역시 페달을 밟지않고 앞 자전거를 따랐다.. 더보기
1번국도 자전거여행① - 그의 자리에서, 그의 속도로 1. 그의 존재는 자전거여행 첫날 저녁 숙소에서야 알게 되었다. 그는 나와 같은 방에 자게 되었다. 그와 일행이 돼 수원에서 조치원까지 자전거로 달려왔지만 40명이 넘는 여행단에서 그의 존재를 확인할 기회는 없었다. 여행단은 ‘시선을 넘어 희망의 페달로’이라는 표어가 적힌 붉은색 유니폼을 입고, 얼굴은 두건으로, 머리는 동일한 색상의 헬멧을 쓴 상태였다. 이런 탓에 ‘정신장애인의 회복과 존중을 위한 자전거여행’의 주인공인 15명의 정신장애인을 알아보기엔 쉽지 않았다. 또한 첫날 자전거를 타는 동안 정신장애인이라고 표나는 특별한 행동이 있었던 것도 아니었다. 숙소에서 만난 그는 낯선 이들끼리 만나면 으레 그렇듯 머뭇거렸다. 그 머뭇거림엔 조심성이 가득했다. 그때서야 비로소 그의 존재가 보였다. 말을 걸어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