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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자전거의 짝사랑

높새, 섬진 봄길을 가다① 3월 26일 오전 9시 52분. 27번 도로가 북으로 달리다 전남 곡성군 석곡면 능파사거리에서 오른쪽으로 내놓은 길에 올랐다. 길은 채 3분도 가지 않아 하류로 향하는 보성강 물줄기를 만났다. 아직은 강이라 하기엔 조금 민망했다. 동네 개천 정도면 딱 어울리겠다. 2차선 도로인데 길이 양호하다. 이 길은 딱히 이름이 없다. 보성강 옆길쯤 될 듯 싶다. 때론 둑이 높아 강을 가리기도 하지만 어느새 길은 강가로 붙었다. 능파사거리를 떠나 약 5킬로 남짓 달리자 도로에 이름이 붙었다. 주암면과 목사동을 거쳐 온 18번 국도다. 이제 이름없던 보성강 옆길은 18번 국도로 모아졌다. 18번 국도를 만나고 나니 보성강이 어느새 강다워졌다. 비록 물줄기는 거세지 않아도 제법 강폭이 넓어졌다. 강에는 맨 땅도 드러났다.. 더보기
지도없이 강 영산과 만나다 1. 2009년 4월 광주에 왔을 때, 강 영산을 따라 자전거여행을 떠나고자 했다. 영산이 바다와 만나는 목포까지 영산의 물줄기를 따라 달리는 거였다. 그 생각의 일부분을 11개월 만에 이뤘다. 3월 13일 토요일 아침 영산을 향해 자전거 높새와 길을 나섰다. 집을 떠난 지 20분만에 영산의 둑에 도착했다. 그로부터 한 시간 남짓 영산의 둑을 따라 하류로 달렸다. 둑길은 아스팔트 길이었다가 맨땅이었다가 때론 야산에 가로막혀 10여분을 돌아야 했다. 4대강 둑 공사장 전후로는 잔돌이 잔뜩 깔려 산악용이 아닌 높새로서는 고생스런 구간도 있었다. 전남 화순에서 내려온 지석천과 영산이 만나는 지점에서 높새화 영산의 첫 만남은 끝났다. 2. 보통 자전거 여행을 떠나면 지도를 챙긴다. 대개 낯선 곳으로 떠나고, 가.. 더보기
광주에서 곡성가다가, "되돌아가자" 다시 석달 만에 이뤄진 자전거 여행. 그러나 집을 나온 지 3시간 만에… 핸들을 돌렸다. 목표지를 등졌다. 마음을 접었다. 성패로 얘기하자면 ‘패’에 무게를 두어야 할 발길이다. 다행히 여행엔 애당초 성패란 없는 말이다. 오직 지나온 길과 나눈 무수한 이야기만을 있을 뿐이다. 여섯 시간 정도 걸린 화순 여행에서 길과 나눈 얘기들은 몸으로 받아 적었다. ‘광주-> 화순-> (석곡면) - 곡성 - (송동면) - 남원(1박) - 순창 - 담양 - 광주’ 애초 1박2일로 잡은 이번 여행의 여정이었다. 이 여정은 오래 전부터 생각해 두었던 길이다. 곡성과 남원에서 찾을 두 가지의 추억 때문이다. 그 동안 두어 차례 작심했지만, 그때마다 일기예보에 막혀 아예 아파트 현관 너머로 나서지도 못했다. 2월 6일 아침 7..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