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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깊은사람

공식으로부터 일탈 ‘겨울입니다. 손끝을 파고드는 아침 바람이 겨울입니다. 호프집보다는 소주집을 찾는 직장인들의 발걸음이 겨울입니다. 문득 사람들이 그리워지는 마음이 겨울입니다. 이런 겨울날, 조촐한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마음을 부드럽게 다스리는 맥주가 있고, 영혼을 경쾌하게 깨우는 음악이 있고, 몸을 열정으로 감싸는 춤이 있습니다. 무엇보다 한 해 두 해… 얼굴을 맞대고 살았던 대학 동기들과 선후배가 있습니다.‘ 어느 해 겨울 대학 동문들에게 춤 파티를 제안했습니다. 그 몇 해 전 뷔페를 불러 마련했던 송년 동문모임이 시나브로 사려져 버린 무렵이었습니다. 고백하자면, 저는 춤을 참 못 춥니다. 그저 리듬을 표현할 줄 모르는 몸의 무지 탓입니다. 여전히 의식이 자유롭지 못한 부끄러움 탓입니다. 그럼에도 춤 파티를 하자고 한.. 더보기
‘거짓’ 참회 "학급 규칙을 일방적으로 정한 것, 용의검사 해서 더럽다고 아이 기죽인 것, 웅변으로 글짓기로 북한을 적으로 가르친 것, 1등과 꼴찌를 발표한 것…“ 경기도 성남시 은행초등학교 이상선 교장이 학교 강당에서 가진 퇴임 강연은 44년 5개월 동안 저지른 죄에 대한 참회로 시작되었습니다. “내가 저지른 큰 죄는 3가지입니다. 바로 민주주의 교육 못한 죄, 통일교육 제대로 못한 죄, 아이들을 입시지옥으로 내몬 죄…." 그러나 이 참회는 ‘거짓 참회' 였습니다. 전국 최초로 소년신문을 거부한 것도, 운동장 조회를 없앤 것도, 우등상 대신 코미디상 노래상을 만들어 아이들 모두에게 상을 준 것도, 이상선 교장이 한 일이었습니다. 남들답지 않은 이런 행동 때문에 이 교장은 교장회는 물론이고 동문회에서도 왕따를 당하는 .. 더보기
나무와 잎새 나무 한 그루에 매달린 잎들을 바라봅니다. 바람은 한 곳에서 불어도 잎새들은 모두 제각각으로 움직입니다. 몸을 뒤로 젖히는가하면, 조잘거리듯 팔랑거리는 잎도 있습니다. 수백 수천의 잎들이 제각각 다른 모습으로 바람을 맞이하지만, 그래도 그것은 나무 한 그루로 서 있습니다. 어떤 집단이나 조직이라도 한 그루 나무와 같길 바랍니다. 수십 수백 명의 직원들이 그 조직의 목적을 위해 단결과 화합을 이루면서도 각 개인이 가진 고유한 빛깔을 잃지 않기를 바랍니다. 잎새는 가뭄엔 몸을 움츠려 수분의 발산을 막기도 하고, 때론 몸을 활짝 펴, 햇살을 몸 가득 담습니다. 그 모든 것이 잎새를 위한 일이지만, 또한 나무가 성장하는데 필요한 에너지를 만든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나무 역시 잎새가 푸른 여름을 맞이하지 못하..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