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글쓰기

산, 백두가 된다 - 글, 사진과 놀다⑤ 그 날, 백두산을 걸었다. 백두산 여행 둘째 날, 우리 일행은 서파에서 북파까지 천지 주변의 능선을 따라 트레킹에 나섰다. 서파 주차장에서 시작해, 마천우(2,459m), 청석봉(2,662m)을 지나, 2,691m의 백운봉을 돌아 오른 후 녹명봉(2,603m)을 넘어, 천지의 물이 흘러내리는 달문까지 가는 여정이었다. 천지 둘레의 3분의1 정도를 직접 걷는 셈이다. 일행이 산에 오른 시각은 아침 8시였다. 그리고 천지물가인 달문에서 노닐다가, 장백폭포를 조망하며 숙소로 돌아온 시각은 오후 6시 무렵이었다. 그 10시간 동안 밟은 데는 백두산뿐이었고, 오직 백두산만을 보았다. 그 10시간 동안, 백두산은 나를 하안거에 든 승으로 만들었다. 백두산은 그 존재만으로 수행에 들게 했다. .. 더보기
‘다르다’의 차이와 ‘틀리다’의 차별 - 글, 글과 놀다② “저는 한국인입니다. 단지 피부색이 다를 뿐입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자신들과 틀리다고 합니다. 차이를 인정하면 차별없는 세상이 보입니다.” 예전에 국가인권위가 제작한 TV광고 문구다. 이 문구 가운데 네 번째 줄에 있는 “틀리다”를 두고 홈페이지 게시판에 몇몇 이견들이 제시되었다. 그 단어가 ‘틀렸다’는 것이며, 옳게 사용하려면 ‘다르다’로 고쳐야 한다는 것이다. 정말 그런 것인지, 이런 이견의 타당성을 확인해 보자면 몇 가지 단계가 필요하다. 1. ‘다르다’와 ‘틀리다’의 바로쓰기 첫 번째 단계는 기본적인 지식으로 우리말 바로쓰기를 배워야 한다. 즉, ‘다르다’와 ‘틀리다’의 쓰임을 알아야 한다. 우리말을 사용하는데 있어 ‘다르다’와 ‘틀리다’의 차이를 지적하는 일은 흔히 볼 .. 더보기
존재하지 않는 신화, '영원한 사랑', 그 후 - 글, 인터넷과 놀다⑥ '존재하지 않는 신화, '영원한 사랑''이 연재되는 동안 모두 56명이 자신의 의견을 밝혔다. 판 사랑예감에 쏟아진 독자의견은 다양했다. 주례사에 대한 반응, 이혼에 대한 찬반, 결혼제도에 대한 의견, 아울러 사랑이란 무엇인가 등이 올랐다. 기사에 대한 긍정론 중에서 소박한 의견들부터 결혼제도에 대한 성찰까지 이어졌다. 56편의 글들 중 내게 무언가 작은 열림을 주었던 글들을 중심으로 ‘편파적으로’ 옮겨보면 이랬다. “가장 가슴에 와 닿는 부분이 입장하는 것과 폐백, 그리고 이혼입니다. 입장할 때 신부를 아버지가 신랑에게 데려다 주는 것은 그 쪽 집안으로 넘긴다는 뜻이겠지요. 폐백도 그런 의미가 강할 테구요. 첫 시작부터 그런 불평등으로 시작하는 결혼이니 결혼식만으로도 남자쪽에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