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 썸네일형 리스트형 사소한 수행 사소한 일입니다. 식당에서 식사를 마치고 급수대에서 물을 마실 때, 컵에 물을 받은 다음 두어 걸음 뒤로 물러납니다. 그 두어 걸음은 뒤늦게 온 이들에게 급수대에서 컵을 꺼낼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주는, 아주 사소한 행동입니다. 사소한 일입니다. 출입문을 드나들 때, 뒤따라오는 다음 사람을 위해 잠시 문을 잡고 있습니다. 그 짧은 손끝은 사람이 다칠까 싶은 염려가 바쁜 걸음보다 크다는, 이주 사소한 표현입니다. 사소한 일입니다. 업무를 바삐 처리하려고 퀵 서비스를 부를 때, ‘빨리 배달해 달라’보다 ‘수고하세요’라는 말을 건넵니다. 재촉 않는 그 말은 다급함 때문에 사람에게 위험한 속도를 강요할 수 없다는, 아주 사소한 배려입니다. 이 모든 사소한 일들을 내 몸이 따르기엔 왠지 어려운 일입니다. 그렇더.. 더보기 절망이 희망 들꽃, 가을, 제천에 사는 임향례, 유익형 부부의 또다른 이름입니다. 처음 만났을 때 들꽃과 가을은 모두 국어 교사였습니다. 10여년 남짓 교사 생활을 하는 동안 가르치는 일에 고민이 깊은 이들이었습니다. “수능 공부는 죽은 지식이 참 많죠.” “고3 학생들 담임을 하면서 제 영혼이 메말라갔습니다.” 고민 없는 교육은 ‘총체적 부실에 부분적 땜질’을 하는 꼴이라 생각하니 초등학교 6학년인 아들을 중학교에 보내야 하는가도 망설이게 되었습니다. 결국 6개월의 휴직 끝에 들꽃님은 학교를 떠났습니다. 그동안 이들 부부와의 인연은 가끔씩 보내오는 아주 작은 시집으로 이어졌습니다. 부부는 틈틈이 쓴 시를 모아 손바닥보다 작고, 이십여 쪽을 넘지 않는 시집을 펴내 지인들에게 보내주곤 합니다. ‘삶은 엉터리면서 시만 .. 더보기 따뜻함의 깊이 겨울 저녁 서울역 버스 정류장에서 한 노숙인이 어떤 남자에게 작은 강아지 마스코트를 건넸습니다. 남자가 건네 준 5백원에 대한 감사의 표시였습니다. 남자는 퇴근 후 집에 돌아와 아내에게 그 마스코트를 선물로 주었습니다. 곳곳에 때가 묻은 마스코트…, 아내는 버릴까 하다 깨끗이 씻어 벽에 걸었습니다. 돈 5백원에 보답하고 싶었던 노숙인의 마음과 그 마음을 버리지 않은 남편의 마음을 잊지 않기 위해서였습니다. 사람이 무척 아름답게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이 팍팍한 세상에서 다른 이에게 따뜻한 마음 한 조각을 건넬 때, 그 마음 안에 또 다른 이에게 전할 사랑도 담겼다는 걸 깨달았을 때, 그처럼 따뜻하고, 그처럼 넉넉한 가슴을 품은 사람을 만났을 때, 사람이 왜 꽃들만큼 아름다운지 절로 깨닫곤 합니다. 가슴이.. 더보기 이전 1 ··· 10 11 12 13 1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