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내 사람네 썸네일형 리스트형 사람은, 꽃도 봄도 잊는다 꽃들은 그저 저들대로 꽃을 피울 뿐인데, 사람은 그저 꽃 따라 봄을 만든다. 꽃의 봄과 사람의 봄은 다르지만 봄날엔, 꽃이나 사람이나 부지런하지 않을 수 없다. 꽃이 봄이고 꽃이 사람이면, 사람이 봄이며, 봄 또한 사람이다. 이리 맴돌다 꽃이, 봄이, 사람이 제자리에 설 때쯤엔 꽃은 지고 봄은 가고 사람은, 꽃도 봄도 잊는다. (2010 0330) 더보기 바다를 거느린 꽃 -올레조각7 여전히 발길은 2차선 도로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성산포로 향하는 길에서 잠시 이정표를 잃기도 했다. 그러나 큰 거리에서 성산포라는 방향이 뚜렷하다 보니 잔걸음은 잃어도 큰 보폭은 어긋나지 않았다. 성산포와 상산일출봉으로 가는 삼거리를 지나 “조금만 더 가면 멋진 풍경이 있다”는 가게 주인의 말이 발걸음에 힘을 실어준다. 성산포 선착장이 눈앞에 보일 무렵, 정말 길을 잃어버렸다. 앞은 우도 쪽으로 열린 바닷가선착장과 대합실이다. 왼쪽은 커다란 철골이 놓인 공장들이, 오른쪽은 풀밭에 저만치 솟은 언덕엔 군부대가 있는 듯 철조망까지 보였다. 방금 걸어온 뒤쪽에도 어느새 바닷가에 놓일 시멘트 구조물이 가득했다. 갈 길을 모를 땐 아닌 길부터 찾는 게 방법이다. 선착장으로 갈 올레길도 아니고, 공장으로 들어설 올.. 더보기 놀이터의 존재-올레조각6 올레길에 만난 시흥리 마을엔 놀이터가 있다. 그네, 회전놀이판, 정글탑, 농구 골대…. 그런대로 모양을 갖춘 놀이터였지만 정작 있어야 할 한 가지가 보이지 않았다. 아이들이 없었다. 시간 때가 맞지 않아 아이들을 만나지 못했을 수도 있었으나, 굳이 종일 기다리지 않더라도 아이들의 부재는 눈치 챌 수 있었다. 놀이터에는 잡초들이 무성했다. 풍년초가 듬성듬성 자라 을씨년스런 풀밭으로 만들어버렸다. 간혹 그네의 아랫부분에 맨 땅이 드러나 아이들의 흔적을 말해주긴 했다. 그러나 대세는 풀밭이다. 아이들의 땅은 풀들에게 잠식당하고 있다. 이제 놀이터는 아이들의 발길이 아닌 이방인의 눈길에서 존재한다. 이방인은 마을 한 가운데 아이들의 놀이터를 만들어 놓았던 마음을 읽는다. 마치 놀이터를 감싸듯 주변으로 잡들이 자.. 더보기 이전 1 ··· 7 8 9 10 11 12 13 ··· 2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