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내 사람네 썸네일형 리스트형 성산의 일출 - 올레조각9 올레길 1코스에서 가장 유명한 관광지는 성산일출봉이다. 일출봉은 바닷가 끝에서 머리를 쳐 들고 있는 그 형상만으로도 나그네들의 발길을 멈추게 하기에 충분하다. 그럼에도 성산은 욕심이 많다. 그것이 동쪽에서 솟아 해와 함께 하루를 여는 운까지 덧붙었다. 성산은 해가 떠올라야 비로소 일출봉이 된다. 해가 솟을 무렵은 세인들에겐 그저 아침이다. 그럼에도 일출봉의 주변은 소소한 것들의 바지런함이 함께 한다. 밤새 어느 바다를 건너왔는지 멀리 고깃배들은 일출과 더불어 귀항한다. 배들은 고요보다 깊게 물살을 가른다. 막 솟아오른 해의 정기를 한 조각 가져갈 자격은 충분하다. 분화구를 둘러싼 돌조각들은 불변이 진리가 믿는 듯하다. 톱날처럼 바다와 하늘을 경계한다. 그럼에도 해가 솟으면 제 역할을 찾아낸다. 바다와 땅.. 더보기 삼월 섬진에 오면 삼월 섬진에 오면 흐드러진 꽃들이 말한다 그 일, 당신이 아니어도 된다 당신, 그 일이 아니어도 괜찮다 삼월 섬진에 오면 흐르는 강물이 말한다 그 발길, 서둘지 않아도 된다 머물듯 맴돌듯 해도 어딘가에 닿는다 삼월 섬진에 오면 강가에 선 버들이 말한다 높이 오르는 것만이 의미는 아니다 아래로 옆으로 싹을 돋아도 성장한다 삼월 섬진에 오면 꽃들이, 강물이, 버들이 말한다 봄이다 스러졌던 모든 꿈들이 다시 서는 봄이다. (20100331) 더보기 성산봉의 이면-올레조각8 섬 제주의 관광목록에 성산봉을 올리는 건 이미 일반사다. 바다 한끝으로 도드라져 나온 형태도 볼만하거니와 그 머리에 남은 분화구는 멀리 바다와 어울러 신비감도 품고 있다. 올레길에서 그 낯익은 성산포의 이면을 보았다. 상산포항에서 성산일출봉으로 향하는 언덕빼기를 걷다 앞쪽에서 도드라지는 성산봉은 이전에 보았던 어느 모습과도 달랐다. 시멘트 길이 바다를 피해 뭍쪽으로 붙은 언덕에서는 오히려 말들이 바다에 가까이 섰다. 그 말들과, 그 언덕과 그 시멘트길이 어울러 상산봉의 이면을 만들었다. 상대가 바뀌지 않는다면 내가 선 위치를 바꾸는 것도 방법 가운데 한 가지겠다. 그러나 그것이 본질이 될 수 있는지는 여전히 알 수 없다. 성산봉의 이면에 만족하지 못하고, 내일 아침이면 분화구를 향해, 동녘 바다로 떠오를.. 더보기 이전 1 ··· 6 7 8 9 10 11 12 ··· 2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