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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의 생태계/서른의 생태계32+33

32와 12분의 6 선물받은 옷 생태학교 종강식. 각자 한 가지씩 음식을 준비하기로 했는데, 내 솜씨로 뭔가를 해볼 요량은 생기지 않았다. 대신 가는 길에 빵을 샀다. 강의 끝나고 드디어 먹는 시간. 모두가 가져온 걸 꺼내보니, 푸짐했다. 과일부터 떡까지. 실컷 먹고는 집에 가려고 나섰다. 그때 ‘갱상도 싸나이’에 맞지 않게 수줍은 타는 진희선배가 선물이란 말도 않고 불쑥 내게 물건을 건넸다. 다른 사람들에게 모두 준 게 아니라 그 자리에서는 풀어보지 못하고 가방에 넣었다. 집에 와서 보니 반팔 옷이었다. 후후후 올해는 옷 안 사기 운동을 하고 있는데, 이처럼 옷이 생기는구나 싶은 마음이 들었다. (2001.6.4.) 인터넷 콘텐츠의 영역 2심 재판에 가는 길에 시간이 조금 남아 선 선생님께 전화를 걸었다. 한 20분 정도.. 더보기
한 허무주의가 있다 내 안에 한 허무주의가 있다. 녀석이 언제부터 내 안에 기거했는지 알 길이 없다. 아마도 세상 돌아가는 시스템이 보인다고 생각하기 시작하면서부터 였을 것 같다. 내 30대와 40대가 미루어 짐작되고 - 그 짐작은 단 한 가지가 아니라 몇 가지이긴 한데 그 어떤 경우가 오더라도 과히 나쁘지 않는, 또한 나쁘다 하더라도 어쩔 수 없는 상황이다. - 사람들이 무엇을 중심으로 얘길 하는지 보이는 것 같고, 또한 그 안에서 그들이 어떻게 행동할지 예측할 수 있다고 생각된다. 혹 그런 일반적 법칙에 어긋나게 사는 사람들이 있더라도 그것을 경우의 수로 인식하는 그런 상황이다. 1 편집장이 그만두었다. 개인사업으로 출판업에 뛰어들 모양이다. 그런데 그만두는 시기를 두고 많은 말들이 오갔다. 사람들마다 이해관계가 얽혀 .. 더보기
감나무의 웃음소리 초봄부터 사무실 옆에 선 감나무에 눈길이 자주 갔다. 겨우내 잎사귀 한 장 달지 않고 서 있던 감나무는 어느 날 잎사귀를 틔웠다. 그 잎사귀는 바람과 놀면서 이제 제법 통통한 살이 붙었다. 며칠 전에는 감꽃을 틔울 새순이 올라왔다. 생태학교에서 만난 이현주 목사는 말한다. 사람은 자기가 무엇을 배우는지 알면서 배우는 게 있고, 모르면서 배우는 게 있는데, 게 중에 모르고 배우는 게 중요하다고. 이는 몸으로 배우는 것인데, 사람 몸은 주변 환경에서 끊임없이 배우게 된다고 했다. 그래서 기계와 가까이 하면 기계처럼 되고, 콘크리트 건물에 살면 콘크리트처럼 사고한단다. 사람이 자연과 더불어 살아야 한다고 하는 것은 바로 이 점을 염두한 말이란다. 공기 좋고 물 좋은 곳을 찾으면 건강해지기 때문이 아니라, 자연..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