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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의 생태계

21개월만의 종결 2001년 12월 27일 오후 1시 55분. 핸드폰이 울렸다. 앳된 목소리의 여성이다. “강금실 변호사님 사무실인데요. 재판 소식 들으셨나요?” “아니요?‘ “(검찰의 상고가) 기각됐어요.” “그럼 잘 된 거죠?” “예.” 서른 한 살이던 2000년 4월 30일 약식재판 결과(벌금 200만원)를 통보받은 지 21개월 만에 재판은 끝났다. 전화를 끊으며 변호사 사무실 직원에게 “수고하셨습니다” 했더니 머쓱해한다. 정작 수고한 금실 누나에게는 전화 한 통화 못했다. 다행히 서른둘이 가기 전에, 최종판까지 확인하는 성과를 얻었다. (2001.12.27.) 더보기
작은, 이야기… 작별, 이야기 1. 사람과의 이별 책상 위 책꽂이에 꽂혀 있던 시디 20여장을 챙겼다. 언젠가 필요해 한두 권씩 가져왔던 책들도 꺼내 박스에 넣었다. 작은이야기 과월호도 한 부씩 모았다. 내 밥줄을 이어주었던 이들의 이름이 적힌 명함 대여섯 덩이를 모아 박스에 넣었다. 미쳐 되돌려 주지 못한 필자들 사진도 챙겼다. 12월 9일 일요일. 점심 무렵 국가인권위에 출근해 10일 있을 인권선언기념일 행사 문안을 작성하고는 오후 7시 무렵 집에 돌아왔다. 그리고는 곧장 자전거를 타고 사무실로 가 짐을 정리했다. 책상 밑 구석에 있던 ‘월간 말’이라고 큼지막하게 쓰인 두 개의 박스. 19개월 전인 지난해 4월 30일, 에서 쓰던 서류들을 버리지 않고 가져온 박스였다. 그곳엔 에서 취재한 자료가 빼곡히 담겼다. 이후에 참고할 자료.. 더보기
32와 12분의 12 만들고 싶은 잡지, 몇 가지 설계도 삼십대 중반 어느 무렵 쯤에 시작할 내용으로 생각하는 게 ‘인권과 평화 운동’이다. 이 안에 ‘환경’ 역시 필연적으로 포함된다. 내용만 보자면 어느 사회단체에서 활동하면 될 듯싶으나, 잡지로 수단을 삼았으니 글로써 대중을 만나고 글로써 운동을 말하고 싶다. 이 대목에서는 에 올 때 꿈꾸었던 “운동을 말하되, 운동이란 말을 쓰지 않는다”는 생각은 여전히 유효하다. 아울러 운동 밖에서 전문적인 기술과 능력을 익혀 운동 안에 들어가 그 외연을 확대하고 내부를 보다 튼튼히 가꾸는 일이 내가 할 일이라고 본다. 2001년 1월에 쓴 글의 일부다. 그 꿈은 여전히 유효하다. 다만 그 당시엔 5년으로 잡았던 준비 기간을 조금 앞당기자는 욕심이 더해졌다. 잡지 구상을 조금 더 구체화..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