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의 생태계 썸네일형 리스트형 내 몸의 반란, 구안와사 얼굴 반쪽은 나를 잊었다 홀로 감지 못하는 오른쪽 눈, 함께 열리지 않는 입술 오른쪽 찡그려도, 웃어도 얼굴 반쪽은 무표정했다. 미동도 없는 반쪽 얼굴에 십여 개의 침이 꼿꼿이 섰다 의지를 내리려 한다 다시 움직여라 한다 그렇게 사흘 입술 언저리에 떨림이 인다 잠깐, 아니 그보다 더 짧게 이번엔 눈언저리다 더 미세한 떨림이 온다 그게 희망이 된다 침상을 둘러친 하얀 커튼보다 더 밝은 빛이다 갑작스러웠다. 황당했다. 12일 오후, 얼굴이 뭔가 문제가 있는 것 같았다. 저녁을 먹는데, 입술이 벌에 쏘인 듯 퉁 부어 있는 느낌이었다. 한쪽이 제대로 움직이지 않는 듯했다. 마비가 되고 있었다. 그 전날, 뒤통수가 마비된 듯한 느낌이 왔었다. 그러다 말겠거니, 매달 마감 무렵이면 그랬으니, 저녁을 먹을 때까지만 .. 더보기 여자랑 술 마시고 싶다 ‘여자랑 술 마시고 싶다.’ 마감 디데이 하루. 퇴근하면서 내내 들었던 생각이다. 밤 12시가 넘어 퇴근했다. 동료기자랑 버스를 타고 안암동까지 왔다. 동료를 보내고 다시 택시를 타야 했다. 1시. 집에 가는 버스는 이미 끊겨 버렸다. 택시를 기다리는데 횡단보도를 건너는 한 여자가 눈에 들어온다. 거리가 멀다. 얼굴은 보이지 않는다. 횡단보도 앞에 멈춰선 택시가 쏘아내는 헤드라이트 불빛이 원피스를 입은 여자를 비춘다. 몸선이 그대로 드러난다. 잠깐…. 여자는 횡단보도를 건너 버린다. ‘여자랑 술 마시고 싶다.’ 다시 택시를 타고 집으로 오면서 생각한다. 여자가 있어야 한다. 술이 있어야 한다. 어디서 구하나. 여자…. 택시를 타던 곳, 안암동에서 5분이면 이른바 '미아리 텍사스촌'이 나온다. 걸어서 5분.. 더보기 술과 스포츠의 하루 몇 달 전부터 식구들끼리 모꼬지 가자고 얘기를 했는데 이제야 겨우 이뤄졌다. 나흘 전, 선배와 뚝딱거리며 장소를 정했다. 전화로 산장 방을 예약했다. 사흘 전, 선배는 일정이며 준비물 등 계획을 세웠다. 이틀 전, 몇몇에게 전화를 걸어 준비물 등을 확인했다. 하루 전, 나를 포함해 셋이서 신촌 현대백화점에 들러 장을 봤다. 20만 2천원 어치. 갈비도 사고, 수박, 쌀, 소주, 맥주 등등. 당일. 자가용 세 대로 나눠 13명이 모꼬지를 떠났다. 생활 9개월 만에 이렇게 사람이 많이 모이긴 지난번 래프팅 이후 두 번째다. 목적지인 운악산 입구에 도착한 시간은 대략 4시 30분쯤. 그런데 문제가 발생했다. 예약했던 산장이 말만 산장이지 여관이나 다를 게 없었다. 먼저 왔던 일행이 이를 보고 새로운 장소를 물.. 더보기 이전 1 ··· 53 54 55 56 57 58 59 ··· 6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