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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의 생태계

거짓말과 위선 10월호 에 내가 쓴 기사는 「저질의원들 꼴 못 봐 내가 총선에 나가겠다」와 「요즘엔 내 쌈짓돈 챙길 여유 없어요」였다. 그런데 이 두 기사에 모두 사연이 있다. 1. 증인출석 요구서 노정환 귀하 국회가 1999년도 국정감사를 실시함에 있어 국정감사 및 조사에 관한 법률 제10조 및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 제5조의 규정에 의하여 요구서를 발부하오니 아래와 같이 증인으로 출석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 … 만약 정당한 이유없이 출석하지 아니한 때에는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 제12조 및 제16조의 규정에 의하여 고발될 수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1. 출석일시 : 1999년 9월 29일(수) 10:00 2. 출석장소 : 환경부 회의실(국정감사실) 3. 신문요지 : 말지 10월호 인터뷰.. 더보기
이 한 몸 들어설 곳, 어듸메오 8월 6일. 주인집 아저씨로부터 방이 나갔다는 얘기를 들었다. 여덟 달 정도를 기다리던 참이라 반가웠다. 더욱이 올가 태풍이 왔을 때, 지난해에 이어 다시 천장에서 비가 샌 뒤라 잘됐다 싶었다. 남은 것은 이사 갈 방을 구하는 일이다. 그런데 이게 만만치 않다. 이사라는 게 살림살이를 싸서 공간을 이동하는 단순한 행위라면, 아직 세상물정 모르는 사람이다. 이사야말로 이것저것 재어보고 따져 봐야 한다. 이삿짐을 꾸려놓은 것만큼이나 생활이 복잡하게 집약된 형태다. 그런 만큼 이사를 가려면 신경 쓸 게 많다. 이사. 지난 95년 8월 부모님으로부터 ‘독립’을 선언하고 나온 지 만 4년만이다. 처음 석관동에서 2년 동안 살았다. 지금 살고 있는 수유리로 이사를 온 때는 지난 97년 10월. 그로부터 2년이 조금.. 더보기
30과 12분의 8 빗물 새는 방 새벽. 잠이 깼다. 물 떨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밖엔 여전히 비가 내렸다. 불을 켜고 주위를 살폈다. 이미 어젯밤에 천장에서 물방울이 떨어지는 곳에 세숫대야를 갖다 놓았다. 그런데 지금 들리는 물소리는 그쪽이 아니었다. 가만히 물소리를 듣다 보니 책상 위다. 책상 위 책꽂이에 물방울이 떨어졌다. 책이 얼마나 젖었을까. 일단 급한 대로 병을 가져다 조준해 물방울을 받았다. 그리고 책을 빼고 책꽂이를 치웠다. 신문을 깔고 함지박을 대고 몇 가지 조잡한 장치를 하고 물을 받는데 성공. 그래도 지난해보다는 덜 셌다. 9월이면 이 방을 떠날 거다. 그 생각만 한다. 별로 화가 나지도 않는다. 비가 샐 수도 있지. 그런 투다. 오전. 양재역. 비가 엄청 쏟아졌다. 채 5분도 안돼 구두가 젖고 바지도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