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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의 생태계

서른 살, 성공이 아닌 성숙이 필요할 때 부제 : 출판을 준비하며 연초에 올해 할 일 가운데 한 가지를 출판으로 계획했다. 어떤 책을 낼 것인지는 이미 정리된 터였다. 그 가운데 한 가지는 ‘서른 살’이다. 10년 전인 1999년, 내가 서른 살이 되었을 때 서점에 갔다. 그곳에서 서른살이 거론된 소설책을 10여권 정도 구입했다. 그리고는 며칠을 작정하고 그 책들을 읽었다. 나름대로 서른살의 의미를 찾고 싶어 취한 '의식'이었다. 이십대들에게 ‘서른 살’은 나름 기대를 갖게 하는 고개마루다. 내 서른 살과 그로부터 10년이 흐른 지금의 서른 살들이 맞는 그 고개마루는 여러모로 다를 것이긴 하다. 무엇보다 취업이 쉽지 않고, 취업을 해도 게 중 절반은 비정규직이다. 생활 기반이 불안하니 서른 살들의 삶 또한 그기대치가 조금은 덜할 지도 모르겠다... 더보기
신용카드를 없애다 2005년 8월 12일, 신용카드를 없앴다. 채 3분도 걸리지 않은 행정처리 절차 끝에, 약 6년 정도 된 신용카드와의 인연은 끝났다. 산용카드를 없애겠다는 생각은 지난 해 연말에 가졌다. 내게 필요 없는 것들은 굳이 소유하지 말자는 셈속이었다. 그동안 신용카드는 무척 단순하게 사용했다. 1만원 이상되는 금액을 거래할 경우 카드결재를 하는 용도였다. 거기에 1년여 전부터 교통카드 기능이 더해졌을 뿐이다. 더욱이 그처럼 단조로운 용도에서도 사용은 무척 제한적이었다. 신용카드의 미덕이라 할 대출은 아예 내 생활습관과 거리가 멀어 꿈도 꾸지 않았다. 카드결재를 하더라도 어떠한 경우라도 할부는 하지 않았다. 어차피 낼 돈인데 굳이 미뤄둘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동안 한 카드결재의 99%를 일시불이었다.. 더보기
놀 아 주 어 야 한 다 일요일. 사무실에 나와 일하고 있는데 눈이 내렸다. 좀처럼 보기 힘든 함박눈이었다. 창밖으로 보이는 시청 광장에 회색빛이 돌 정도였다. 문득 눈 내리는 서울 거리를 걸어보고 싶었다. 그러나 일을 해야 한다는 현실이 버티고 있었다. 그때 든 생각이 ‘놀․아․주․어․야․한․다’는 것이었다. 노는 일이 자연스럽게 이뤄지지 않는다면, 스스로에게 놀 수 있도록 내 자신이 배려를 해야 한다는 거였다. 잠시 망설이다가 컴퓨터를 껐다. 마음이 하고 싶은 일을 이런 일요일에도 일 때문에 못한다면, 평상시에는 아무것도 하지 못할 것 같았다. 카메라를 꺼냈다. 가방을 멨다. 우산을 챙겨 들었다. 사무실 문을 잠그고 퇴근했다. 이미 머릿속엔 여정이 정해졌다. 덕수궁 돌담길을 따라 신촌 방향으로 간다. 지하도로 시청 광장을 건..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