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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깊은사람

‘파격’ 아닌 ‘시작’ “나는 자연스러운 게 좋다고 본다. 형식에서의 자유스러움이 문제를 해결하는 정신의 자유와 행위의 자유를 가져온다.“ ‘철의 여인’ 강금실 장관이 어느 인터뷰에서 ‘패션이 파격이다’는 세간의 얘기에, 내놓은 말입니다. 우리 사회는 불필요하게 구속하는 형식이 많다며 나름의 처신법도 덧붙였습니다. “마음속에서 우러나고 희망하고 욕구하는 것들을 가능하면 있는 그대로 표출하면서 새로운 폼을 찾아가려는 생각을 많이 한다.“ 형식의 자유, 정신의 자유, 행위의 자유… 형식의 자유는 표현의 자유입니다. 정신의 자유는 생각의 자유입니다. 행위의 자유는 실천의 자유입니다. 이 가운데 표현의 자유는 생각과 실천을 드러내는 방식입니다. 사랑을 얘기하더라도 가수는 노래로, 화가는 그림으로, 소설가는 글로, 무용가는 춤으로 표현.. 더보기
깊은 예의 한 걸음 내딛습니다. 4월 1일, 닷새째입니다 동진대교를 지나며 도요새 무리를 만납니다. 호주에서 날아와 시베리아로 가기 전에 새만금 갯벌에서 쉬어가는 생명들입니다. 또 한 걸음 내 딛습니다. 4월 6일, 열흘째입니다. 함께 한 오영숙 수녀는 말합니다. “자연은 정복의 대상이 아니라 더불어 살아야할 동반자이며 하느님의 선물입니다.“ 세 번째 걸음을 다시 딛습니다. 4월 16일, 스무날입니다. 보령도서관에서 일하는 성은정님 풀어 키우는 닭이 낳은 유정란 한 판을 내 놓았습니다. 식당일을 하는 한 아주머니는 음료수를 사 먹으라며 후원금을 건넸습니다. 이제 절을 올립니다. 4월 26일, 한 달이 되었습니다. 후텁지근한 날씨입니다. 무릎을 굽히고 머리를 숙이는 그 행동마다 가쁜 숨이 몰아치고 얼굴에 땀방울이 맺.. 더보기
감나무 명상 다시 사무실 뒤켠에 있는 감을 주렁주렁 달고 있는 감나무 얘기를 하려 합니다. 가끔씩 직원들이 올라와 탄성을 자아냅니다. 어쩌면 홍시보다는 노릇한 빛깔 띤 지금이 더 좋은 듯합니다. 익을 듯 말 듯한, 그래서 풍성함이고 또한 기다림이 빛깔입니다. 한동안 감나무를 바라봅니다. 어쩌면 손에 잡히지 않는 이만큼의 거리가 좋은 듯 합니다. 닿을 듯 말 듯한, 그래서 아쉬움이고 여유로운 거리입니다. 감 한 개 한 개를 바라보며 짬짬이 건네는 사람들의 시선에 감나무에 달린 가을이 더 깊게 물들어 가는 듯 합니다. 사람들은 막힌 가슴을 그곳에 메달아 두고 오는 듯 자리로 돌아가는 표정들이 밝습니다. 천상 이번 가을은 감나무가 주는 가르침에 따를까 합니다. 나무 한 그루가, 그 나무에 달긴 감들이 사람들의 마음을 어떻..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