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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Writing Story

의식이 삐뚤면 글은 넘어진다 - 글, 글과 놀다③ 하얀 우유의 힘 “남자는 강하고 건강하게 여자는 날씬하고 매력적이게” 어느 날 지하철에서 우유를 홍보하는 광고를 보았다. 농림부와 농협, 마사회가 광고주였다. 그 우유 광고는 광고기획으로서는 그리 매력이 없었다. 디자인이 산뜻하지 못했다. 더욱이 문구 또한 매력이 없었다. 특히 이 문구는 성차별적인 반인권성이 내포돼 있으며, 글쓰기의 관점으로 보아도 적절하게 배치되지 못한 문구였다. 사소한 일에 시비걸기. 그것은 그렇게 시작됐다. 1 우유 광고 문구는 그동안 우리 사회에서 익숙한 남녀의 고정관념에 충실하고 있다. 남성은 ‘남자’다워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강하고 건강하게’ 자라야 한다는 점이 전제돼 있다. 반면 여성은 ‘여자’다워야 하며, 또한 그러기 위해서는 ‘날씬하고 매력적이.. 더보기
인연들에게 보내는 러브레터 - 글, 사람과 놀다① 제주인권학술회의를 두어 주 남겨두고 뭔가 일을 꾸몄다. 참석자들끼리 친밀감을 위해 뭔가 하고 싶었다. 고민하던 끝에 학술대회가 열리기 전에 이메일로 각자 소개를 하자고 제안했다. 애초, 두어 달전 학술회의 준비팀과 회식을 하던 자리에서 처음 제안했다. 당시 준비팀에서는 사람들의 호응도를 염려해 보류한 일이었다. 그런 일을 이번엔 내가 개인적으로 해 보겠다고 나섰다. 생각은 한 달 전부터 했는데 그 동안 나 역시 망설였다. 사람들의 호응도 문제지만, 너무 튀는 것 아닌가 싶었다. 그러나 반응이야 실망하지 않으면 될 것 같았고, 설령 조금 튄다해도 학술회의니까 금방 잊혀질 듯해 한번 밀고 나가보기로 했다. 2월 2일. 드디어 첫 이메일을 보냈다. 이메일을 보내고는 이틀 가량 지나 한 .. 더보기
좋은 날씨 - 글, 낙서와 놀다① “오늘은 바깥 날씨가 참 좋지요?” “날씨가 좋지 않은 적은 없지요.우리들 마음이 좋지 않은 적은 있었어도… .” “… …” 어느 날, '날씨가 좋다'는 의미가 무엇인지 궁금해졌다. 아마도 '날씨가 좋다'는 말은 '맑다', '화창하다'는 의미일 듯 싶었다. 이를 좀더 사람중심으로 해석하자면 '사람이 통상적인 야외 활동을 하기에 큰 불편함이 없는 상태'를 의미하지 않나 싶었다. 이쯤이면 되었다. 그런데 조금 딴죽을 걸고 싶어졌다. 구름이 낀 날은 날씨가 좋다고 말하면 안되는 걸까? 나는 비 내리는 날이 좋다. 그런 날이면 마음이 조금 가다듬어지는 느낌도 들고, 촉촉한 맛도 있다. 내겐 그런 비오는 날이 좋은 날씨에 속한다. 그래서 낙서가 방향을 잡은 것은 마음이었다. 마음이 좋다면 .. 더보기